메이저리그 최고의 원투펀치에서 이제는 적으로 갈라섰다. 내년 시즌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27)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잭 그레인키(31)의 선발 맞대결에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로 한두 차례 피할 수 없는 에이스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2013~2015년 3년간 메이저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로 군림했던 커쇼와 그레인키가 헤어졌다. 옵트 아웃 후 FA 자격을 얻은 그레인키가 애리조나와 6년간 총액 2억600만 달러 초대형 계약을 맺으며 다저스를 떠난 것이다. 그레인키 잔류를 위해 온힘을 쓴 다저스였지만 애리조나처럼 과감한 베팅은 하지 못했다.
그레인키를 떠나보낸 다저스에는 여전히 최고의 에이스 커쇼가 건재하다. 지난해 1월 다저스는 커쇼와 7년간 총액 2억1500만 달러의 연장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 총액은 커쇼가 역대 투수 최고액 계약이지만, 연평균 금액으론 그레인키가 약 3440만 달러로 커쇼의 3075만 달러를 넘는 역대 최고액이다.

몸값을 두고 최고 자리를 다툰 두 선수의 진검승부는 내년 시즌에 마운드에서 계속 된다. 다저스와 애리조나는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로 내년 시즌 총 19차례 맞대결 일정이 잡혀있다. 다저스의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9경기, 애리조나의 홈구장 체이스필드에서 10경기가 치러진다. 첫 대결은 4월13~1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3연전이다.
커쇼와 그레인키는 아직 선발 맞대결을 펼친 적이 없다. 커쇼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당시 그레인키가 뛰었던 캔자스시티 로열스와는 리그가 달라 대결한 적이 없었다. 그레인키가 2011년 내셔널리그 밀워키 브루어스로 이적한 뒤 2012년까지도 2년간 두 선수의 선발 맞대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커쇼가 밀워키전에 2경기, 그레인키가 다저스전에 3경기씩 등판했지만 일정이 엇갈렸다. 2012년 후반기 그레인키는 LA 에인절스로 트레이드됐고, 시즌 후 FA 계약으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커쇼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지난 3년간 두 투수 모두 최고로 군림했지만 맞대결 자체가 원천봉쇄됐다.
2013~2015년 3년 동안 커쇼(53승19패·1.92)-그레인키(51승15패·2.30)는 도합 104승34패 평균자책점 2.10이라는 가공할 만한 성적을 합작했다. 커쇼-그레인키의 강력한 원투펀치를 앞세워 다저스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레인키의 애리조나 이적으로 커쇼와 이제는 피할 수 없는 에이스 자존심 대결을 펼쳐야 한다.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갈라선 커쇼와 그레인키. 첫 선발 맞대결이 언제 이뤄지고, 또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