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앞으로’ 우리카드, 반등 승부수 던졌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2.07 05: 56

흔히 우리가 레프트 공격수라고 부르는 윙리시버는 완성도를 갖추기 힘든 포지션이다. 공격도, 리시브도 해야 하는 포지션인데 두 부문에서 모두 평균 이상의 능력을 갖춘 선수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수준급 윙리시버가 라이트 공격수보다 몸값이 더 비싼 것도 이러한 이유다.
올 시즌 ‘돌풍의 핵’으로 기대를 모았던 우리카드도 비슷한 문제에 고민 중이다. 우리카드는 지금까지 외국인 선수 군다스 셀리탄스를 라이트에, 공격형 자원으로 분류되는 최홍석을 레프트 자리에 뒀다. 그리고 최홍석의 수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수비형 레프트를 짝으로 맞췄다. 신으뜸 이동석과 같은 선수들이었다. 이들이 살림꾼 임무를 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다.
6일 현재 이동석의 리시브 성공률은 45.42%, 신으뜸은 46.93%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체감적인 성공률이 더 낮다고 보고 있다. 아무래도 공격에서는 큰 기대를 걸기 어려운 자원들인 만큼 수비에서 제 몫을 못하면 가치가 떨어진다. 김 감독은 6일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패한 뒤 “레프트 포지션에 두 선수 중 어떤 선수가 들어가든 내가 볼 때는 똑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돌려 말했다.

이에 김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아예 ‘공격 앞으로’를 선언했다. 세트마다 차이는 있었으나 김 감독은 OK저축은행전에 군다스와 최홍석에 대형 신인 공격수인 나경복을 한꺼번에 투입해 눈길을 끌었다.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인 나경복은 리시브를 비롯한 수비력에서는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공격은 수비형 레프트 두 선수보다 더 낫다. 실제 나경복은 6일 OK저축은행전에서 팀 내 최다인 16점(성공률 56.52%)을 올리며 분전했다.
최홍석과 나경복에게 상대 서브가 집중되면 리시브 라인은 큰 부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수비적으로도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차라리 공격을 택하는 것이 팀에 더 옳은 방향이라고 보고 있다. 이도저도 안 되는 배구를 하느니, 가진 자원들의 공격력을 활용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신으뜸이냐 이동석이냐를 두고 매일 고민했지만 확실한 답이 없는 것 같다. 앞을 봤을 때는 오늘과 같은 선수 구성이 더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방향을 설명했다.
나경복이 들어오면 우리카드의 공격력과 높이는 확실히 좋아진다. 정상급 센터진을 가진 우리카드가 날개에서도 활로를 찾는다면 이론적으로는 공격력이 크게 올라가야 정상이다. 김 감독의 청사진도 이와 맞닿아 있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대목도 있다. 주전 세터 김광국이 아직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다 군다스의 해결 능력이 신통치 않다. 김 감독의 구상이 통하려면 역설적으로 나경복보다 두 선수의 몫이 더 중요하다.
여러 공격수를 고루 활용하는 것은 세터의 능력이다. 기계적인 분배가 아닌, 상대 블로킹 전략과 동료 선수들의 컨디션과 선호 위치까지 모두 파악해야 한다. 김광국의 몫이 막중한 이유다. 여기에 군다스는 상대적으로 리시브나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은 공을 처리해줘야 하는 위치다. 그러나 군다스는 올 시즌 공격 성공률이 47.9%로 50%를 밑돈다. 대개 까다로운 공이 되는 오픈 공격 성공률은 44.11%까지 떨어진다.
김 감독도 두 선수의 분발을 바라고 있다. 김 감독은 6일 경기 후 “세터 쪽에서 많은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 선수에서 많이 밀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6위 우리카드는 6일까지 15경기에서 승점 12점을 따는 데 그쳤다. 5위 한국전력(승점 21점)과의 승점차는 9점으로 벌어졌다. 안준찬 등 곧 제대할 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지 최대한 버텨야 한다. 이번 승부수가 그 밑천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