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골든글러브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지명타자 부문이 꼽힌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사상 첫 골든글러브 10회 수상에 도전하는 가운데 커리어하이 성적을 낸 최준석(롯데)이 2010년 이후 5년 만에 개인 두 번째 황금장갑 수상을 넘보고 있다. 결과가 흥미로운 싸움이다.
이승엽은 이미 골드글러브에서 이룰 것은 다 이룬 스타. 지난해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으며 역대 최다 9번째 수상자가 된 이승엽은 1997~2003년 역대 최다 7년 연속으로 1루수 부문을 수상했고, 2012·2014년 지명타자로 2번 더 수상했다.
불혹의 나이에도 건재를 과시한 이승엽은 올해도 지명타자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122경기 타율 3할3푼2리 156안타 26홈런 90타점 87득점 장타율 5할6푼2리 출루율 3할8푼7리 OPS .949를 기록했다. 지명타자 타율·안타·장타율·득점 부문에서 1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이승엽에 맞서는 최준석의 기록도 만만치 않다. 지명타자 중 유일하게 144경기 모두 출장한 최준석은 타율 3할6리 155안타 31홈런 109타점 78득점 장타율 5할2푼9리 출루율 4할2푼8리 OPS .957이라는 특급 성적을 냈다. 홈런·출루율·OPS에서 지명타자 부문 1위에 올랐다.
또 다른 후보 이호준(NC)도 131경기 타율 2할9푼4리 132안타 24홈런 110타점 48득점 장타율 5할1푼 출루율 3할8푼1리 OPS .891로 뛰어난 성적을 냈다. 최다 타점을 올리며 해결사 면모를 발휘했지만 이승엽과 최준석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성적. 결국 이승엽과 최준석의 2파전 양상으로 압축되고 있다.
객관적인 성적만 놓고 보면 타율·장타율을 뺀 나머지 부분이 앞선 최준석의 근소한 우위라 할 수 있다. 그해 포지션별로 최고 성적을 낸 선수에게 주어지는 것이 골든글러브이지만 투표 인단이 워낙 넓어 변수들이 일어난다. 비슷한 값이면 이름값이 높은 유명선수에게 표심이 쏠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최준석도 롯데의 주장으로 부산에서는 높은 인기를 자랑하지만 이승엽은 국민적인 스타다. 이승엽의 최다 10회 수상 가능성에 기대감이 높은 분위기이지만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최준석의 빼어난 성적과 활약도 이대로 묻히기에 너무 아깝다.
최준석은 두산 시절이었던 2010년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바 있다. 당시에도 못한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과연 최준석이 이승엽의 골든글러브 10회 수상 기록을 저지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