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kt 위즈 우완 투수 조무근(24)은 올 시즌 최고의 경험을 했다. 대졸 신인임에도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으며 팀의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또한 순수 신인으로 신인왕 후보에도 올랐으며, 국제 대회인 프리미어12 대표팀 선수로 선발되기도 했다.
어찌 보면 조무근은 깜짝 스타였다. 시작을 1군 스프링캠프가 아닌 2군에서 시작했고, 개막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1군 기회를 잡았고, 등판 때마다 급성장했다. 필승조 중에서도 가장 믿음직한 자원으로 꼽히며 시즌 막판에는 마무리로 등판하기도 했다. 올 시즌 성적은 43경기서 8승 5패 2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1.88(71⅔이닝 15자책점). 신인의 성적 치고는 우월했다.

이 정도 성적이면 신인왕 자격이 충분했다. 그러나 경쟁자 구자욱(삼성), 김하성(넥센)의 활약이 뛰어났다. 결국 신인왕 수상에는 실패했으나 국가 대표 차출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조무근은 시즌 중에도 “신인왕은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정말 국가 대표로 뽑히고 싶다”라며 열망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바람대로 국가 대표에 차출. 2경기에 등판해 2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첫 등판이었던 일본전에선 긴장하는 모습 없이 씩씩한 피칭을 선보였다.
지난 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5 희망더하기 자선 야구 대회’에 앞서 만난 조무근은 프리미어12 등판 경험을 떠올리며 “긴장은 안 됐다. 하지만 부족한 점이 많았다.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시즌이 끝나고 쉬다가 차출돼서 준비 시간이 부족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첫 국가 대표 차출은 조무근에게 많은 공부가 됐다.
조무근은 “국가대표를 하고 오니 야구를 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특히 불펜에서 배운게 많았다. 정대현 선배, 이현승 선배 등 모두 베테랑이시고, 각 팀의 마무리 투수들이 국가대표 불펜진이었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나 마음가짐 등을 배웠다. 보면서 ‘아 저런 부은 좋구나’ 이런 생각들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조범현 감독은 다음 시즌 역시 조무근을 불펜진으로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다시 불펜 보직을 부여받은 만큼 국가대표 경험은 더 소중했다. 이어 조무근은 “다음 시즌도 거의 롱 릴리프 임무를 맡을 것 같다”면서 “사실 그게 편하다. 나는 몸이 늦게 풀리는 스타일이다. 작년에도 마무리로 나갈 때는 일찍 불펜으로 가서 몸을 많이 풀었다. 그래서 3이닝씩 길게 던지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팀의 전력 보강에도 반색했다. 조무근은 팀이 강해진 것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팀이 확실히 강해질 것 같다. 이진영 선배님이 우리 팀에 오신 것은 정말 의외였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 겨울 전력 보강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kt, 그리고 다음 시즌 또 다른 성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국가대표 투수' 조무근이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