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의지와 노력의 산물이다. 허경민(25, 두산 베어스)이 의지노력상의 주인공답게 수상을 발판으로 삼아 더 발전하겠다는 뜻을 표현했다.
허경민은 7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5 넷마블 마구마구 일구상 시상식에서 의지노력상을 받았다. 올해 들어 팀의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찬 허경민은 117경기에서 타율 3할1푼7리, 41타점으로 활약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더욱 매서워진 방망이로 23개의 안타를 수확해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안타 기록도 갈아치웠다.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안타 기록은 누구든 당분간 깨기 쉽지 않다. 경신하려면 와일드카드 혹은 준플레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거쳐야만 한다. 허경민은 "이젠 그러고 싶지는 않다"고 이야기했다. 앞으로는 정규시즌을 1위로 마쳐 한국시리즈만 치르고 싶다는 뜻일 것이다.

평소에도 아직 주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늘 하고 다니는 만큼 이번 수상은 자극제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 허경민은 "이렇게 큰 상을 받아 너무 기분좋다"면서도 "그 동안 이렇게 많이 출전했던 적이 없었는데 올해를 기점으로 더 성장하고 싶다. 팬들의 기대치도 올라갔을 것 같다. 부담이라 생각지 않고 스스로를 더욱 채찍질해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타순 고정도 예상해볼 수 있다. 전체적인 구성을 고려했을 때 풀타임 2번의 가능성도 꽤 있다. 이에 대해서는 "(2번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김)현수 형을 타점왕으로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는데,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형이 두산에 남았으면 좋겠다. 그런 최고의 타자와 같이 야구를 해야 나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을 이었다. 김현수가 타점왕이 된다는 것은 허경민이 리그 최고의 2번으로 거듭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허경민이 본 선배 김현수는 후배들을 이끄는 면과 사생활 모두 대단한 선수다. "현수 형은 완전히 주장감이다. 실력도 최고고, 후배들을 잘 챙겨주면서 생활도 모범적이다. 자기관리도 훌륭하다"라는 것이 허경민의 설명이다. 함께 술을 마실 일이 있으면 김현수를 취하게 만든 뒤 계약서를 가져와 사인하게 하고 싶다고 할 만큼 김현수를 따르고 있다.
물론 농담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의도는 진심이다. 허경민은 "정말로 그렇게 하지는 못하겠지만 실력이 뛰어난 선수와 같이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말로 김현수가 팀에 남길 원하는 이유를 풀어 말했다.
김현수가 남는다 하더라도 타점왕이 되려면 허경민이 더 분발해줘야 한다. 안주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커 주위에서도 마음을 더욱 굳게 만드는 말들을 해주기를 바란다. 허경민은 "잘할 때 잘한다고 하는 것 보다 못할 때 강하게 한 마디 해주는 것이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다른 이들의 조언도 언제든 받아들이겠다는 열린 마음가짐을 보였다. 더 발전하고 싶다는 뜻을 가장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