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골든글러브 투표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던 외국인 선수들이 역습에 나섰다. 역대 최초로 한 시즌에 3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나오며 입지를 넓혀갔다.
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 결과 에릭 테임즈(NC, 1루수),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2루수), 에릭 해커(NC, 투수)까지 3명의 외국인 선수가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세 선수 모두 첫 수상이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1루수 부문에서는 테임즈가 총 유효표 358표 중 227표를 얻어 최고의 경쟁자였던 박병호(116표)를 제치고 MVP에 이어 골든글러브까지 싹쓸이했다. 테임즈는 올 시즌 KBO 역대 첫 40홈런-40도루를 기록하는 등 맹활약, 2년 연속 50홈런 고지를 넘어선 ‘홈런왕’ 박병호의 아성을 깨뜨렸다.

2루수 부문에서는 나바로가 221표를 얻어 2위 정근우(한화, 63표)와의 차이를 크게 벌린 끝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나바로는 올 시즌 48개의 홈런으로 박병호에 이어 2위에 올랐으며 타점에서도 3위에 오르는 등 화끈한 방망이를 자랑했다. 역대 골든글러브에서 외국인 선수가 2루수 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수 부문에서는 해커(196표)가 양현종(135표)을 제치고 수상자로 결정됐다. 모든 부분을 통틀어 1·2위의 차이가 가장 적었을 정도로 박빙의 승부였으나 올 시즌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해커의 가치가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4년 앤디 밴헤켄(넥센)에 이어 투수 부문에서는 2년 연속 외국인 선수가 수상했다.
역대 외국인 수상자는 지난해까지 총 11명이 있었고 1999년(펠릭스 호세, 댄 로마이어), 2005년(래리 서튼, 제이 데이비스)에는 복수 수상자가 나왔다. 하지만 한 시즌에 3명의 외국인 골든글러브가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세지는 외인 바람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