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수, 수상 불발에도 뜻 깊었던 GG 시상식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12.09 06: 02

kt 위즈 2루수 박경수(31)가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에 실패했다. 경쟁자였던 삼성의 야마이코 나바로(28)가 역대급 활약을 펼치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 참가는 박경수에게 뜻 깊었다.
박경수는 그동안 골든글러브 시상식과 인연이 많지 않았다. 2003년 LG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했을 때만 해도 대형 유격수로 주목을 받았다. 팀을 대표하는 내야수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첫 시즌 84경기서 타율 2할7푼3리로 가능성을 남겼지만 이후 가파른 성장세가 보이지 않았다.
2008시즌 초반에는 맹타를 휘두르며 잠재력을 터뜨리는 듯 했다. 그러나 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2할5푼9리 8홈런 43타점 46득점에 그쳤다. 어쨌든 골든글러브 후보 자격을 충족시키며 처음 시상식에 참가했다. 당시 수상자는 타율 3할2푼7리 10홈런 81타점 79득점 31도루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던 조성환(전 롯데)이었다. 박경수는 투표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리고 7년이 지난 후 kt 유니폼을 입고 다시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경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최대 총액 18억 2000만원에 계약하며 kt로 팀을 옮겼다. kt는 기대 이하의 투자라는 비판에 시달렸지만, 박경수는 시즌이 끝난 후 FA 모범생으로 꼽힐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남겼다. 데뷔 후 최다인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4리 출루율 3할9푼9리 장타율 0.507 OPS 0.906 22홈런 73타점 75득점의 맹활약.
2루수 골든글러브 후보로 뽑히기에 충분했다. 2루수 중 홈런, 타점, OPS 각 부문에서 2위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갖췄다. 하지만 경쟁자들이 막강했다. 특히 나바로는 타율 2할8푼7리 48홈런 137타점 126득점 22도루로 역대 2루수 중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박경수도 이를 모를리 없었다. 그런라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낸 후 참가한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남달랐다.
박경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골든글러브는 2번째 참가다. 첫 번째 참가했을 때는 그냥 기준을 채워서 후보에 올랐었다”면서 “하지만 오늘은 한 시즌을 잘 보내고 참가하는 시상식이라 느낌이 다른 것 같다”라고 참가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신생팀 소속으로 후보에 오른 것도 남다른 느낌이다. 상을 받든, 못 받든 축제이기 때문에 즐기려고 왔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나바로는 총 유효표 358표 중 221표(득표율 61.7%)를 획득하며 외인 최초로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예상했던 결과였다. 박경수는 정근우(63표), 박민우(33표)에 이어 22표를 얻으며 4위를 기록했다. 골든글러브 수상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최고 시즌을 보낸 이후 참석한 7년만의 시상식은 그 어느 때보다 뜻 깊었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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