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은 깨운 SUN 조언 "하체 더 끌고 나가라"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2.09 13: 00

 먼저 일본에서 활동한 대투수의 조언이 이대은(26, 지바롯데 마린스)을 10승 투수로 만들어줄 수 있을까.
일본에서 활동한 첫 해인 올해 이대은은 37경기에 나서 9승 9패 4홀드,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다. 9승 이후 많은 볼넷을 주며 10승에 도달하지 못한 것을 이번 시즌의 아쉬운 점으로 꼽은 그는 다음 시즌 팀 성적 향상을 위해 볼넷을 줄이고 개인적으로도 10승을 달성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대은은 일본 진출 이전에 메이저리그에 승격되지 못했던 원인으로 제구력 부족을 꼽았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수술(2008년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고 나서부터 제구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 2013년 말부터 제구가 조금씩 마음 먹은대로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본에서도 기회가 주어진 것 같다"며 지금은 문제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프리미어12에서 받은 가르침 역시 도움이 되고 있다. 국가대표팀에서 김인식 감독을 보좌했던 선동렬, 송진우 투수코치는 이대은의 스승 중 하나다. 이대은은 "투수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이론이지만 코치님들께서 말씀하시니 더욱 와닿았다"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도 활동했던 선 코치는 기술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이대은을 도왔다.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묻자 "하체를 더욱 끌고 나가라는 생각을 하라고 하셨다. 오타니 쇼헤이의 투구를 보면서 중심 이동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고, 모든 일본 투수들의 중심 이동이 좋다고 하시며 많이 지켜보라고 하셨다"고 답했다.
선 코치의 조언에 따라 하체를 더 끌고 나가면 릴리스 포인트와 포수 미트 사이의 거리가 조금이라도 가까워진다. 그리고 공도 원하는 코스에 던지기 쉬워진다. 이대은은 "중심 이동에 신경을 쓰고 하체를 이용해야 제구가 잡힐 것 같다. 볼 끝도 좋아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볼 배합에 대한 지도도 아끼지 않았다. 이대은은 "선 코치님이 '일본에서는 높은 코스의 빠른 볼을 활용하라'고 말씀해주셨다. 나는 생각하지 못한 공이었는데, 그런 공에 파울이 잘 나온다고 하시더라. 코치님들이 이런 저런 말씀을 해주시기 전에 나도 궁금한 것이 있어 불펜 피칭을 할 때마다 내 폼에 대해 두 코치님께 질문을 드렸다"고 회상했다.
일본 적응기에는 훈련 방식에 대한 미국와 일본의 의견 차이때문에 오해도 있었지만 이제는 옛날 일이다. "일본과 미국은 운동법이 다르다. 일본은 러닝을 많이 한다. 미국에서는 그렇게 많이 뛰지 않는 대신 조금 뛰고 보강운동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일본에서 봤을 때 나는 꼭 뛰어야 될 만큼만 뛰고 보강운동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대충 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것이 이대은의 설명이다.
이미 우리나이로 20대 후반에 접어든 투수이기에 구종 추가보다는 경험을 통한 변화가 그를 새로운 위치에 데려다줄 것이다. 투수가 20대 후반에 새로 만들 수 있는 무기가 무엇인지 묻자 이대은은 "정신적인 것이 크다고 본다. 예전엔 맞을까봐 변화구를 던지고, 그러다 보니 볼이 되면서 스스로 무너졌다. 승부할 때는 하고 피할 때는 유인하는 것을 구분하는 부분, 그리고 자신감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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