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다시 헛물 켠 LA 다저스?
메이저리그가 신시내티 레즈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의 가정 폭력 혐의에 대한 조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면서 다저스의 입장도 묘하게 됐다.
다저스가 신시내티와 채프먼 트레이드와 합의했다는 소식이 나왔던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YAHOO SPORTS가 채프먼이 여자친구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했다. 지난 10월 31일 채프먼이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동거하던 여자친구의 목을 조르고 벽으로 밀쳤는가 하면 혼자 차고에서 총까지 발사했다는 내용이었다.

형사상으로는 기소 없이 사건이 마무리 됐지만 메이저리그의 진상조사와 이에 따른 징계는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이다. 실제로 9일 메이저리그 조 토리 부사장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사정이 이렇게 흘러가자 CBS SPORTS 존 헤이먼은 ‘채프먼은 인기상품에서 트레이드도 할 수 없는 선수가 됐다. 이전에 관심을 보였던 팀들은 이제 한 발 물러서서 메이저리그의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헤이먼의 평가가 아니더라도 현 상황에서 다저스가 채프먼 영입을 공식화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만약 다저스와 신시내티가 완전한 트레이드 합의에 이른 것이 아니었다면 이제는 기다리면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진상조사 결과 채프먼이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되는 상황이면 영입을 포기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다저스는 현재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가 술집에서 여동생을 밀친 혐의에 대해 메이저리그의 조사를 받고 있다. 헤이먼이 상황을 전한 후 ESPN에서 다저스를 취재하고 있는 마크 색슨 기자는 '다저스가 채프먼을 영입하는 것은 확실히 합의를 향해 가고 있지 않는 분위기다.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다저스는 다른 일들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레이드 카드를 바꾸는 것도 상상해 볼 수 있다. 채프먼은(메이저리그가 일정 수준 이상의 출장정지 징계를 내리지만 않으면)내년 시즌을 마치고 FA가 된다. 신시내티로서는 아깝기는 하지만 어차피 이번 오프시즌에 정리하는 것이 나은 선수다. 흠결이 생긴 만큼 트레이드 카드를 바꿔서 재협상을 할 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저스 프런트에 쏟아지는 따가운 눈길도 피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 – 파르한 자이디 단장 체제가 오프시즌 트레이드에서 ‘말썽’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지난 해도 외야수 맷 켐프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보내는 과정에서 신체검사 결과를 놓고 최종 합의까지 열흘이 넘게 시간을 끌었고 이 와중에 프라이버시 침해(샌디에이고가 유출한 것이 유력하지만)논란도 생겼다.
또 베스팅 옵션에서 구단과 선수가 모두 잔류를 선택했던 투수 댄 해런을 ‘은퇴 보증금’까지 주면서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 해 시끄럽기도 했다. 내야수 디 고든은 LA 지역의 유소년 야구장 개장행사에 구단을 대표해 참석한 날 트레이드 됐다는 보도를 보고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시 윈터미팅이 열리고 있던 샌디에이고로 달려갔다.
올 오프시즌의 경우 잭 그레인키와 계약 경쟁에서 하루 전에 뛰어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베팅을 견디지 못하고 나가 떨어졌다(그레인키 영입 경쟁을 벌였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브루스 보치 감독은 9일 자신은 다저스가 그레인키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애리조나로 가서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다저스는 적어도 8일 이전에는 채프먼이 이런 사건에 휘말렸다는 점을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 지역 라디오 방속국인 LA SPORTS의 데이비드 바세 기자에 의하면 다저스 프리드먼 사장과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8일 마무리 투수 켄리 잰슨에게 전화를 걸어 채프먼이 이적한 후 어떻게 불펜을 운영할지 설명했다. /nangapa@osen.co.kr
[사진]데이브 로버츠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 동석했던 앤드류 프리드먼 LA 다저스 야구무문 사장(우측)과 파르한 자이디 단장(좌측)ⓒ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