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팀 소속 GG 수상, 재고할 필요 있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12.09 13: 02

kt wiz는 올해 갓 1군에 진입한 막내팀이지만 2년 연속 골든글러브 후보자를 배출했고 올해는 첫 수상자를 낳았다.
kt 유한준은 지난 8일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04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유한준은 입단 12년차에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감격을 맛봤다. kt는 지난해 1군에 진입하지 않고도 특별지명으로 영입한 이대형이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라 시상식에 참석했다.
유한준은 올 시즌 넥센에서 맹활약하며 최다안타 1위, 100득점-100타점 동시 달성 등 기록을 남기고 시즌 후 FA를 통해 kt로 이적했다. 골든글러브는 '2015시즌의 유한준'에게 주는 것이지만 엉뚱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kt가 골든글러브를 가져가면서 넥센은 올해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박석민 역시 마찬가지. 박석민은 FA를 통해 삼성에서 NC로 이적하면서 NC에 창단 첫 내야수 골든글러브를 안겼다. 박석민은 수상 후 삼성팬들과 NC팬들 모두에게 감사를 표했다. 박석민이 뛰어난 성적을 내면서 골든글러브를 받은 것은 더할 나위 없는 '고생의 단 열매'지만 이를 NC와 함께 나누는 데는 어색함이 있었다.
시즌 종료 후 이적팀 소속으로 골든글러브를 받은 것은 올해까지 모두 8명. KBO 관계자는 선수가 이적팀 소속으로 골든글러브를 받는 것에 대해 "골든글러브 규정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니지만, KBO에 FA나 트레이드를 통해 공식적으로 표시된 팀이 있기 때문에 이적팀 소속으로 받게 된다. '전(前) 어디어디 소속'이라고 표시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유한준, 박석민은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 전 이적했기 때문에 공식적인 팀 소속으로 받아야 한다는 사실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두 선수의 성적은 2015시즌의 팀에 있었을 때 올린 것이다. 여기에 투표로 진행되는 골든글러브 특성상 팀 성적 등도 감안이 되는 추세를 보면 골든글러브와 소속팀 사이에 거리감이 생기는 상황은 어쩔 수 없이 발생한다.
만약 한 선수가 리그 MVP를 받은 뒤 FA로 이적을 하고 골든글러브까지 받는다면, FA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 치러지는 MVP는 전 팀 소속, 그 후의 골든글러브는 현 팀 소속으로 수상하게 되는 촌극이 벌어질 우려도 있다. 현재 매년 팀당 골든글러브 수상자 현황이 KBO 기록으로 남는데 그 기록의 진정성이 흔들리게 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이런 혼란을 피하기 위해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윈터미팅이 열리기 전인 지난달 11일(이하 한국시간)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발표됐다. 실버슬러거상도 지난달 13일 수상자를 발표했다. 일본야구기구는 그보다 앞서 11월 10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우리나라도 각종 시상식 중 가장 늦게 열리는 골든글러브의 발표 시점을 고려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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