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의보다 자의에 의한 선행"…이승엽, 어릴적 소망 이루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12.10 10: 59

"조용히 준비하고 싶었는데…".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목표를 이루게 됐다. 자신의 이름을 딴 장학 재단을 설립하는 게 그것이다.
이승엽은 FA 우선 협상 마감일인 지난달 28일 삼성과 2년간 총액 36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1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이승엽은 야구 꿈나무 육성을 위해 계약금 가운데 3억원을 출연해 가칭 '이승엽 재단'을 설립키로 했다. 본격적인 재단 활동은 은퇴 후에 이뤄질 예정이며 내년부터 이를 위한 준비에 들어갈 계획.

그동안 남몰래 선행을 이어왔던 이승엽은 장학재단 설립과 관련해 "조용히 준비하고 싶었는데 부끄럽지만 (구단을 통해) 발표하게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승엽은 '기부 활동에 인색하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럴때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생각하는 게 있으니 좀 더 기다려달라"고 했었다. 재단 설립은 이승엽이 오랫동안 남몰래 준비해왔던 목표였다.
"예전부터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왔다. 홍명보 감독님과 양준혁 선배님처럼 장학 재단을 설립해 야구 꿈나무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프로 선수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싶었다. 언론을 통해 (재단 설립 계획이) 알려지게 됐는데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선행보다 금전적인 기부든 재능 기부든 자의에 의한 선행을 하고 싶었다"는 이승엽은 "야구 선수가 되고 싶은데 경제적인 환경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들었다.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굉장히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삼성과 2년 계약을 체결한 이승엽은 "선수 생활 중에 두 가지 일을 하는 건 사실상 힘들기에 2년간 선수로서 해야 할 부분에 집중하고 현역 은퇴 이후 재단 설립과 관련해 본격적으로 움직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선행은 진정한 권력'이라고 굳게 믿는다. 한국 야구가 낳은 최고의 스타답게 느리지만 확실하게 또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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