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선택은 훗날 어떤 평가를 받을까.
한화가 올 겨울 FA 시장에도 나설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다. FA 투수 최대어 정우람을 잡은 건 예상 가능한 범주였지만, 또 다른 투수 심수창을 영입한 것은 의외였다. 1981년생으로 내년 만 35세가 되는 심수창의 영입에는 보상선수 출혈이 불가피했고, 1994년생 투수 박한길이 롯데로 떠나게 됐다.
한화는 오프시즌 베테랑 선수들을 계속해 영입 중이다. FA 정우람(30) 심수창(34), 2차 드래프트 장민석(33) 차일목(34) 송신영(38) 그리고 방출 선수로 이재우(35)까지 대부분 30대 중후반 베테랑들이 새롭게 로스터를 채우게 됐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 21세 젊은 투수 박한길이 팀을 떠나게 된 것이다.

박한길이 보상선수로 낙점 받은 건 한화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선방이라 할 만하다. 박한길이 한화 팀 내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유망주인 것은 틀림없지만 고졸 2년차로 아직 제대로 실력을 보여준 것은 없다. 입단 후 2년간 팔꿈치·무릎 등 부상 경력도 잦은 편이라 성장에 있어 제약을 받은 몸이었다.
한화가 당장 즉시 전력으로 쓰기에는 심수창이 유용하다. 올 시즌 심수창은 롯데에서 보직이 수시로 무분별하게 바뀌는 바람에 39경기에서 4승6패5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6.01에 그쳤지만 5월까지는 평균자책점 2.20으로 호투했다. 스리쿼터와 사이드암을 오가는 변칙 투구폼과 포크볼이 위력을 떨쳤다.
게다가 한화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배영수와 이태양이 4~5월까지는 복귀를 장담할 수 없다. 시즌 초반 싸움을 생각할 때 선발 자원이 많이 모자라다. 4~5선발로 쓸 수 있는 심수창은 한화에 요긴하다. 투수 활용에 능한 김성근 감독이라면 심수창의 능력을 더 극대화할 것이란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강속구 유망주가 많지 않은 한화로서는 박한길이 분명 아까운 자원이다. 지금 당장 즉시 전력이 될 수 없어도 야구는 1~2년 하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 박한길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박한길에 앞서 최근 3년 사이 보상선수로 나간 포수 한승택·김민수, 투수 임기영 모두 20대 초반 선수다.
그래도 한화는 지금 당장이 급하다. 선수단 고령화가 우려되지만 당장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리면 된다. 올 시즌 6위로 발돋움한 한화는 더욱 공격적인 투자로 내년 시즌에는 5강 이상을 겨냥하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유망주 카드보다는 즉시 전력을 끌어 모았다. 현 시점에서는 이 같은 팀의 노선을 두고 예단할 수 없다. 2016시즌 성적에 따라 한화의 선택은 훗날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