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거의 공짜로 투수 유망주를 얻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롯데는 지난 10일 한화에서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된 우완 투수 최영환(23) 영입을 전격 발표했다. 최영환은 지난달 30일 발표된 한화의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돼 '자유의 몸' 신분이었다. 한화와 육성선수 이야기가 어느 정도 오간 상태였지만 롯데가 빈틈을 파고들어 최영환을 데려갔다.
사실 최영환 정도 되는 유망주가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된 것이 의외다. 최영환은 9월30일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10월2일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차례로 받아 재활 중이다. 또한 공익근무로 군입대까지 계획해 놓은 상황이라 앞으로 2년은 뛸 수 없는 상황이라 한화는 육성선수 전환을 그에게 제의했다.

수술을 할 때부터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가 오갔지만 막상 보류선수명단 제외가 공식화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몇몇 팀에서 최영환 영입을 위해 한화 구단에 문의했다. 이미 한화가 육성선수 제의를 한 상황이라 다른 팀에선 물러섰지만, 롯데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최영환에게 직접 접촉해서 설득했다.
롯데는 보류선수명단에서 최영환이 제외된 것을 확인하자마자 그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야구를 하자"는 의사를 전했다. 비록 지금 당장 즉시 전력으로 쓰기는 어려워도 부산 출신 최영환을 오랫동안 지켜봐온 만큼 기대가 있었다. 실제로 최영환은 2014년 롯데의 1차 지명 후보였으나 선택은 받지 못했다.
하지만 2년의 시간이 흘러 다시 인연이 닿았다. 최영환도 열흘이 넘는 고심 끝에 고향팀의 제의에 마음이 넘어갔다. 그는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된 뒤 롯데에서 바로 전화가 왔다. 원하는 야구를 같이 하고 싶다는 제의를 받아 고민 끝에 결정하게 됐다. 롯데는 고향팀이고 가족들도 부산에 있다"고 말했다.
롯데의 속전속결로 유니폼을 입히는 데 성공한 최영환이지만 2년 후를 기약할 예정이다. 공익근무로 군복무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영환은 "지금 재활 초기 단계다. 공을 던지려면 아직 시간이 걸린다. 일단 2년 동안 군복무를 하며 몸을 만들도록 하겠다. 롯데에서는 정말 잘해야 한다. 앞으로 2년을 기다려주실 만큼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뜻하지 않은 최영환 영입으로 롯데는 팀의 가장 큰 문제였던 마운드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올 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kt에서 박세웅과 이성민을 영입했고, 오프시즌에는 심수창의 FA 보상선수로 박한길을 지명한 데에 이어 최영환까지 데려왔다. 1년 사이 20대 젊은 투수들을 최대한 끌어 모으며 미래를 기대케 하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