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SK, 보상선수 놓고 눈치싸움 치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2.12 05: 59

한화와 SK가 2015년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보상선수를 둔 눈치싸움이 그것이다. 한화는 전력 유출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SK는 최대한 좋은 전력을 확보해 전력 누수를 메워야 한다. 두 구단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SK에서 이번 프리에이전트(FA) 시장 불펜 최대어였던 정우람(4년 총액 84억 원)을 영입한 한화는 이제 본격적인 보상절차에 들어간다. 정우람과 심수창을 동시에 영입해 공시했던 한화는 올 시즌 성적으로 선순위를 잡았던 롯데와의 보상절차는 이미 마무리했다. 롯데는 우완 박한길과 심수창의 올해 연봉 200%인 1억1000만 원을 선택했다. 롯데와의 절차가 끝남에 따라 한화는 이제 SK에 줄 보호선수 명단을 짜야 한다.
한화는 14일까지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롯데에 제출한 보호선수 명단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화는 최근 적극적인 전력 보강 기조에서 볼 수 있듯이 김성근 감독의 재임기간 중 확실한 성적으로 승부를 본다는 분위기다. 아무래도 주전급 선수들은 대거 묶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 상황에서 나머지 선수들을 두고 장기판을 벌일 수 있는 여지가 적다는 분석이다. 파격적인 선택이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그러나 SK의 전력을 고려해 롯데에 준 보호선수 명단과 1~2명 정도가 달라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재 SK는 FA 시장에서 윤길현 정우람을 잃어 외견적으로는 불펜 및 마운드 자원 충원이 급한 상황이다. 롯데에서 보상 선수로 김승회를 지명한 것도 즉시전력감 수혈의 필요성과 맞닿아 있다. 상대적으로 야수를 원할 가능성이 높았던 롯데에는 야수를 묶고, 투수를 원할 가능성이 높은 SK는 투수를 묶는 선에서 전략을 달리할 수도 있다. 변화폭이야 크지 않겠지만 1~2명의 전략이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런 한화의 전략에 맞서 칼자루를 쥔 SK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SK는 2013년 시즌 뒤 한화로 이적한 정근우 보상절차에서는 전액 현금(300%)을 택했던 전례가 있다. 당시 SK는 포수 한승택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역시 정근우 이용규 동시 공시로 선순위를 잡은 KIA가 한승택을 지명하자 보상선수를 포기했다. 당시는 탬퍼링 논란이 불거졌을 때로, SK의 불편한 심정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선수를 지명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한화가 최근 육성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서 쓸 만한 어린 자원들을 많이 모았고, 팜 자체는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자체 평가를 내리고 있다. SK는 FA 세 선수(정상호 정우람 윤길현)의 이적 당시 “보상선수 풀은 LG가 가장 좋고, 한화가 그 다음, 가장 난해한 쪽이 롯데”라는 평가를 내렸었다. 롯데에서도 보상선수를 택한 만큼 한화도 당연히 선수 지명을 한다는 계획이다.
사전 작업도 마무리했다. 윤길현의 이적에 비슷한 유형인 김승회를 지명한 것에 이어, 최근에는 NC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이승호를 친정팀에 컴백시켰다. 정우람이 빠진 왼손 요원 충원이 주목적이었다. 이에 SK도 “한화에서 굳이 왼손을 택할 이유가 없어졌다”라고 자신하고 있다. 즉시전력감·유망주, 투수·야수, 혹은 팀 내 포지션 구도를 가리지 않고 종합적인 가치가 가장 높은 선수를 택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SK는 유망주 카드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보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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