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FA 보상선수 대신 보상금을 택했다.
넥센은 지난 11일 "손승락의 FA 이적으로 인한 보상을 두고 회의한 결과 보상선수 대신 보상금 300%를 받기로 결정하고 롯데 자이언츠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FA 이적시 원소속팀은 직전 해 연봉 200%와 보상선수, 혹은 직전 해 연봉 300%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넥센은 보상금 300%를 택하면서 15억9000만 원을 받게 됐다. 올 시즌 손승락의 연봉은 5억3000만 원이었다. 한 마디로 롯데가 제출한 20인 보호선수 외 명단 중에 5억3000만 원의 가치를 가졌다고 판단한 선수가 없었던 셈이다. 넥센은 5억이 넘는 돈을 선수에 투자하는 대신 현금을 택했다.

넥센이 돈을 택했다고 해서 잘못된 것만은 아니다. 넥센 전에도 보상선수를 택하지 않은 경우가 6차례 있었다. 올 겨울 롯데는 SK 와이번스가 윤길현의 보상선수를 정할 때도 고민할 만큼 보호명단을 잘 짠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이 고를 때도 웬만한 유망주는 없었다는 전언.
넥센은 지난해 4월 김병현을 KIA에 보낼 당시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투수인 김영광과 1대1 트레이드를 할 만큼 유망주 영입에 대한 욕심이 많은 구단이다. 올해 2차 드래프트에서도 더 어린 선수들을 묶기 위해 한창 실력을 발휘할 때인 박헌도를 보호선수에서 풀 만큼 유망주를 선호하는 구단이기 때문에 롯데에 좋은 유망주가 있었다면 선택하지 않았을리 없다.
2011년 넥센은 처음으로 실시된 2차 드래프트에서 한 명의 선수도 선택하지 않았다. 당시 넥센 관계자는 "1라운드는 3억이고 다 뽑으면 6억인데 그 정도보다 지금 있는 우리 선수들의 가치가 더 높다. 그 돈을 현재 선수들에게 투자해 더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높은 5억3000만 원이라면 넥센이 더욱 꼼꼼하게 따져봤을 것으로 보인다.
넥센은 2016시즌을 앞두고 2군 코칭스태프를 4명이나 메이저리그 경험 외국인들로 구성하며 육성 시스템 전면 개편에 나서고 있다. 이번 보상선수 포기 역시 차라리 현재 있는 유망주들을 키우겠다는 판단과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 아래서 나온 것일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넥센이 육성의 결과를 빠른 시간 내에 내 '금전 선호'에 대한 오해를 푸는 것이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