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연봉도 20억 원 시대를 열었다. 수준 높은 선수들을 원하는 각 구단들의 열망에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도 치솟는 추세다. 이제 관심사는 “몸값을 할 것인가”에 쏠려 있다. ‘200이닝’ 소화 선수들이 복수로 나온다면 그 평가는 긍정적인 기류로 흐를 수 있다.
한화와 KIA는 최근 에스밀 로저스와 헥터 노에시의 계약을 발표했다. 올해 한화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들어와 맹활약을 펼친 로저스는 190만 달러(약 22억5000만 원)에,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만만치 않은 노에시는 170만 달러(약20억1000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 두 선수는 종전 외국인 선수 최고 몸값이었던 더스틴 니퍼트(150만 달러)의 기록을 나란히 넘어섰다.
두 선수의 경우는 인센티브 등 부대비용까지 합치면 총액이 200만 달러를 훌쩍 넘긴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른 선수들도 예전에 비하면 몸값이 적잖이 오르고 있는 추세다. 한 에이전트는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50만 달러 언저리를 받는 선수들이 꽤 많았지만, 이제는 50만 달러 이하를 받는 선수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굳이 계산을 해보지 않아도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 평균은 확실히 뛰었다”라고 설명했다.

많은 비용을 투자한 만큼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들어간 비용을 고려해야겠지만 외국인 투수들에게는 기본적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기대하는 것이 전반적인 정서 아니겠는가. 선발 투수들인 만큼 많은 이닝을 잡아줘 불펜 투수들을 쉬게 하는 임무도 기대하고 있다. 올해 후반기의 로저스는 그 로망의 결정판”이라고 했다. 경기수가 144경기로 확대되면서 170~180이닝만 책임지면 일단 성공적인 투수로 보는 시각도 늘어났다.
그 이상을 넘어 200이닝 선수가 복수 출현할지도 관심사다. 역대 단일시즌 200이닝 이상을 던진 외국인 투수는 올해 조시 린드블럼(롯데, 210이닝)와 에릭 해커(NC, 204이닝)를 포함해 총 13번 있었다. 선수로만 치면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던진 다니엘 리오스(전 두산)을 비롯해 9명(해리거, 에르난데스, 레스, 키퍼, 나이트, 리즈, 린드블럼, 해커)이다.
두 명의 투수가 나란히 200이닝을 돌파한 것은 2002년(레스, 키퍼), 2004년(레스, 리오스), 그리고 2015년까지 세 번이다. 하지만 3명 이상의 투수가 200이닝을 돌파한 사례는 없었다. 이에 2016년에는 3~4명 이상의 투수가 동시다발적으로 200이닝 고지를 점령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린드블럼과 해커가 모두 소속팀과 재계약을 마쳤고 올해 194⅓이닝을 던진 소사도 LG와 재계약했다. 이들은 이미 이닝소화능력과 체력 모두 검증이 된 선수들로 ‘200이닝 클럽’의 유력한 후보들이다. 여기에 ‘이닝이터’의 위력을 선보인 로저스는 현 시점에서 다음 시즌 최다 이닝 소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다. 워낙 구위가 좋고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능력도 과시했기 때문이다. 2007년 리오스가 세운 234⅔이닝을 깨뜨릴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여기에 노에시를 비롯해 수준 높은 투수들이 많이 가세한 만큼 후보군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올해 180이닝 남짓을 던졌던 켈리(SK), 레일리(롯데) 등의 선수들도 1년 적응을 한 만큼 이닝소화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각 구단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외인 선발 카드가 리그에 얼마나 큰 임팩트를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