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석진 급성장, 제2의 소년장사 기대만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2.13 06: 00

“물론 당장 1군 전력에 가세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경험도 쌓아야 한다. 하지만 방망이 재질은 고등학생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좋다. 앞으로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
지난 11월 열렸던 SK의 가고시마 특별캠프 당시 김용희 SK 감독은 한 신인 야수의 공격적 재질에 대해 이례적인 칭찬을 했다. 아직 고등학생 티를 벗지 못한 임석진(18)이 그 주인공이었다. 지명 후 팀에 합류해 처음으로 치르는 단체 훈련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매서운 방망이는 오히려 선배 야수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김용희 감독도 임석진을 캠프 결산 야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하며 기를 살려줬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임석진은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4번 타자를 맡았을 정도로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로 손꼽힌다. 특히 장타력을 비롯한 공격적 재질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SK의 한 관계자는 “올해 최고의 고교 거포 자원으로 봤다. 1라운드에서 뽑지 않으면 2라운드에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었다”라고 떠올렸다. 그만큼 모든 구단들이 임석진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이야기다.

캠프 MVP 수상에 대해 “얼떨결하다”라고 소감을 말한 임석진은 가고시마 캠프가 성장의 좋은 자양분이 됐다고 자평했다. 지금까지는 TV로만 볼 수 있었던 선배 야수들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됐다. 임석진은 “프로 훈련이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고교 때도 이런 훈련을 한 적이 없다”라고 멋쩍게 웃으면서도 “그만큼 보고 배울 것이 더 많았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선배들의 한 차원 높은 기량에 자극을 받은 것도 어쩌면 임석진의 야구 인생을 바꿔놓을 수 있는 계기였다. 임석진은 “같은 우타인 정의윤 선배를 많이 봤다. 그런데 힘 차이가 너무 많이 나더라. 웨이트 자체에서 너무 차이가 났다”고 부러워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힘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던 임석진이다. 하지만 가고시마 캠프에 참가한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세계’에 대한 시선을 넓힐 수 있었다. 자극과 배움은 ‘최고’를 달렸던 선수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갈수록 나아지는 것을 뚜렷하게 느꼈다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임석진은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웨이트의 경우도 점차 힘이 붙는 것을 느꼈다”라면서 “신인이 실수도 하며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긴장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시간이 흐르자 “캠프가 재미있었다”라고 빙그레 웃은 임석진은 “준비를 잘해서 최대한 빨리 1군에 올라가는 것이 목표다. 부상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찬 각오를 다졌다. 수비는 아직 보완이 필요하지만 자신의 최대 장점인 장타력을 극대화시켜 코칭스태프에 어필한다는 생각이다. 포지션은 1·3루 모두 개의치 않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구단에서도 기대만발이다. 야수 육성에 나서고 있는 SK의 최대 기대주가 바로 임석진이다. 가고시마 특별캠프까지 데려간 것은 다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 뚜렷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은 캠프의 소득 중 하나였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박정권이나 최정이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하면 팀 공격력 전체가 막히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1루에 최승준이 가세했고, 3루에는 임석진이라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라며 임석진이 구단의 미래에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설명했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SK에 ‘소년장사’ 임석진이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소년장사’의 타이틀을 얻었던 그 선수는 이미 국내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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