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스와 오승환이 쓸쓸한 이별을 맞았다.
요쓰후지 게이지로 한신 구단 사장은 지난 11일 "오승환은 2년간 절대적인 마무리로 큰 활약을 해줬고 내년에도 그렇게 해주기를 바랐지만 이렇게(협상 중단) 돼 매우 아쉽다. 2년간의 그의 공적에 대해서는 잊을 수 없고 감사한 마음"이라며 오승환과의 공식 결별을 선언했다.
오승환은 에이전트를 통해 "이번 결과로 마무리짓게 돼 아쉽다. 특히 가네모토 감독을 비롯해 (잔류를) 기대해준 구단 관계자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으로 가득하다"고 인사와 사과의 소감을 전했다.

오승환은 2013시즌이 끝난 뒤 일본 진출을 선언했다. 아직 FA 신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삼성은 이적료 5000만 엔을 받고 오승환을 한신으로 보냈다. 삼성은 그 돈을 오승환에게 주며 건네며 건투를 빌었다. 오승환은 구단 사장, 단장이 한국까지 건너와 입단식을 여는 이례적인 환대를 받으며 2년 8억5000만 엔의 거액에 한신 유니폼을 입었다.
첫 해였던 2014년 오승환은 54경기 2승4패 39세이브 평균자책점 1.76으로 한국인 선수 첫 일본 리그 구원왕에 올랐다. 올해도 2승3패41세이브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하며 리그 세이브 공동 1위를 기록했다. 한신은 후지카와 규지 이후 최고의 마무리 투수를 찾았다.
그러나 오승환은 올 시즌 한신과의 계약이 끝나며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고 한신은 오승환의 잔류를 애타게 기다려왔다. 그런데 도중에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이별하게 됐다. 오승환이 조직폭력배와 관련된 불법도박에 참여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 일본 현지에서는 앞으로 일본 내 타팀에 입단하는 것도 어렵게 보고 있다.
오승환의 퇴단은 일본 신문들의 야구 면 한 켠에 작게 보도됐다. 1면을 장식하며 화려하게 입단했던 2013년 겨울과는 판이하게 다른 분위기다. 오승환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면 어땠을까는 야쿠르트 외국인 투수 토니 바넷이 일본 현지 신문 1면을 차지하며 메이저리그 포스팅시스템을 신청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오승환의 일본 야구 도전은 화려하게 시작해 씁쓸하게 끝을 맺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