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전 앞둔 임영철, "러시아 전력, 분명 우리보다 한 수 위"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12.13 11: 28

"러시아 전력은 분명 우리보다 한 수 위다."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 16강 길목에서 러시아를 상대한다. 조별리그서 2승2무1패를 거둬 C조 4위로 16강에 진출한 한국은 14일(이하 현지시간) 8시 30분 러시아와 일전을 치른다. 세계랭킹 2위에 올라있는 러시아는 D조 조별리그서 노르웨이, 스페인, 루마니아 등 유럽 강팀을 모조리 잡아내며 5전 전승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임 감독은 “러시아는 핸드볼 저변도 넓고 선수층도 두껍다. 선수 구성이 예전에 비해 30% 정도 바뀌었지만, 여전히 강하다. 신체조건도 좋은데다 빠르다. 분명 우리보다 전력은 한 수 위라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은 둥글고, 강한 자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긴 자가 강한 게 스포츠다. ‘승부사’라 불리는 임 감독은 러시아를 잡을 비책을 고심하며 훈련 과정에 녹이고 있다. 임 감독은 “상대가 접해보지 않은 수비로 혼란을 줘야 한다. 그간 많이 써왔던 전진수비는 많이 알려졌다. 전진수비와 1-5, 6-0 수비 포메이션을 변칙적으로 구사하며 상대를 흔들어놓을 계획이다. 이를 소화하낼 체력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가 공수교대 때 선수 2명씩 교체하기도 하더라. 선수들이 교체되어 공백이 생기는 그 찰나의 순간을 파고들 미들 속공이 핵심이다. 훈련에서도 미들 속공을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공격 비책도 살짝 공개했다. 

러시아가 베스트 멤버로 맞붙어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대인데 한국은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 중이라 그야말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수비의 핵심인 라이트백 류은희와 레프트백 심해인의 부상이 아쉽다. 류은희는 8일 콩고전서 오른쪽 어깨 부상을 입었다. 이후 두 경기를 소화하긴 했지만, 컨디션이 많이 저하된 상태다. 10일 독일전서 무릎 부상을 입은 심해인은 16강전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임 감독도 “류은희는 재활하다 대회 열흘 전에야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번 부상 때문에 체력소모가 더 클 거다. 심해인도 ‘아예 못 뛴다’하고 모를 텐데 자꾸 미련을 주고 있다. 부상 경과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16강전을 대하는 동기부여 면에서도 러시아가 앞선다. 한국은 지난 10월 일본서 열린 리우올림픽 아시아예선을 우승하며 리우행 티켓을 따낸 상태다. 반면 러시아는 이번 대회서 7위 안에 들어야 내년 3월 열릴리는 올림픽 예선전 진출권을 따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올림픽 진출권을 따낸 한국이나 브라질(개최국), 노르웨이(유럽선수권 우승팀) 등이 7위 이내 성적을 거둘 경우 8위, 9위 팀에게 진출권이 넘어간다. 조별리그서 5전 전승을 거둔 러시아는 16강전서 패하더라도 최종순위가 9위가 되기에 진출권을 따낼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올림픽 무대를 향한 길이 험난해지는 것은 사실이기에 16강전서 거칠게 나올 게 분명하다. 
여러모로 힘든 상황에서 결국 믿을 구석은 유럽팀들이 득세해온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강호로 군림해온 ‘태극낭자’들의 저력이다. 임 감독도 “우리가 개인기량에선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조직력과 약속된 패턴 플레이 등 팀 전체의 하나된 힘으로 맞붙으면 승산은 충분하다”며 각오를 다졌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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