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KBO 결산] 기적의 한국야구, 프리미어12 접수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12.14 10: 19

코칭스태프 인선, 대표팀 구성 등 악조건 극복
숙적 일본에 기적의 역전승…초대 챔피언 등극
2015년 한국야구의 중심에는 프리미어12 대표팀이 있었다. 악조건 속에서도 기적적으로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며 야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올해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가 주관하는 국제 대회 ‘프리미어12’가 개최됐다. 대회는 지난 11월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한국전을 시작으로 21일까지 14일 간 진행됐다. 한국 대표팀은 감독과 코칭스태프 인선, 그리고 엔트리 확정까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적을 연출하며 초대 우승자가 됐다.
KBO 리그는 올 시즌 역대 최다인 144경기로 진행됐다. 시즌이 길어지면서 감독 선임부터 애를 먹었다. 결국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이 사령탑으로 뽑혔고, 빠르게 코치진을 구성했다. 하지만 대표팀 선수를 차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들의 선수들이 먼저 훈련을 시작했고,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나서야 모든 선수가 모일 수 있었다. 게다가 해외 원정 도박 스캔들로 주축 투수들이 빠진 상황.
11월 8일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0-5로 완패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했다. 좀처럼 경기 감각을 찾지 못했던 대표팀이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전력은 나아졌다. 도미니카전에서 10-1 완승, 그리고 베네수엘라전에서도 13-2로 콜드게임 승을 거두면서 8강을 향해 순항했다. 조별리그 마지막이었던 미국전에선 오심으로 인해 패하면서 B조 3위(3승 2패)를 기록했다. 어찌 됐든 8강에 진출하면서 우승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쿠바와의 8강전에서도 7-2로 승리하며 가볍게 4강에 안착했다. 하지만 준결승전에서 강적 일본과 재회했다. 우승을 위해선 반드시 일본을 꺾어야 했다. 일본은 한국과의 개막전 호투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한 오타니 쇼헤이를 다시 선발로 내세웠다. 오타니는 개막전보다 더 위력적인 투구를 하며 한국 타선을 압도했다. 7이닝 1피안타 1사사구 11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기록. 0-3으로 뒤진 채 9회를 맞이했다.
하지만 한국은 마지막 9회초 기적을 연출했다. 대타 오재원, 손아섭의 연속 안타로 시작된 기회에서 정근우가 적시 2루타를 치며 1점을 만회했다. 계속된 무사 2,3루에선 이용규, 김현수가 연속 사사구로 1점을 추가. 이후 무사 만루에서 ‘해결사’ 이대호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4-3 역전극을 만들었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9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일본을 꺾은 한국은 결승전에서 미국에 8-0 완승을 거두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야말로 반전이었다. 확실한 에이스가 없었고, 도박 스캔들로 경험 많은 불펜 투수들이 이탈했다. 하지만 대표팀 마운드는 팀 평균자책점 1.93을 마크하며 기적의 우승을 이끌었다. 또한 한국시리즈까지 치르면서 몸이 성치 않았던 선수들은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포수 양의지를 비롯해 이용규, 손아섭, 박병호 등이 부상을 이겨내고 끝까지 그라운드를 지켰다. 이대은, 이대호 등 해외파들의 활약도 우승에 발판을 놓았다. 아울러 코칭스태프의 적절한 대타 카드, 신들린 투수 교체 등이 어우러지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었다.
야구팬들에게 잊지 못할 한해를 선물한 프리미어12 대표팀이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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