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삼성 결산] 흔들리는 왕조, 위기인가 기회인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12.14 06: 00

임창용 방출·박석민 이적 등 핵심전력 이탈
이케빈, 최충연 등 신예 투수 성장에 큰 기대  
위기일까 아니면 기회일까.

삼성 라이온즈는 사상 첫 4년 연속 통합 우승(2011~2014년)을 달성하는 등 2010년대 리그 최강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야구 팬들 사이에서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삼성 걱정이다', '야구는 각 팀이 치열하게 싸우다 결국 삼성이 우승하는 스포츠'라고 표현할 만큼 삼성은 극강 그 자체였다.
삼성은 올 시즌 '10% 더'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88승 56패로 5년 연속 정규 시즌 1위에 등극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삼성의 5년 연속 통합 우승에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삼성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악재를 만났다.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 등 3명의 주축 투수들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들의 전력 이탈은 그야말로 치명타였다. 결국 삼성은 두산에 1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삼성의 올 겨울 분위기는 을씨년스럽다. 전력 보강은커녕 누수 뿐이었다. 올 시즌 구원 1위에 오르는 등 특급 소방수로 위용을 떨쳤던 임창용은 검찰 조사를 통해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이에 구단 측은 임창용을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시키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윤성환과 안지만의 내년 시즌 거취도 불투명한 상태.
그리고 2008년 삼성 타선의 세대 교체를 이끌었던 박석민이 원 소속 구단과 우선 협상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삼성에서 NC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박석민은 리그 최고의 3루수이자 좌타자가 즐비한 삼성 타선에 희소성이 높은 우타 거포. 현재로선 박석민의 이적 공백을 확실히 메울 선수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내부 자원이 마땅치 않을 경우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 보강을 꾀할 수도 있다.
삼성 마운드의 새판짜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차우찬과 심창민이 소방수 중책을 맡을 후보로 꼽힌다. 선발, 중간, 마무리 모두 소화 가능한 차우찬은 올 시즌 선발진의 한 축을 맡으며 개인 최다승을 경신했고 탈삼진 부문 1위에 등극했다. 차우찬은 내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을 예정.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기 위해 선발 보직이 더 낫다. 하지만 팀 사정을 살펴보면 선발보다 마무리를 맡게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심창민 또한 오승환 대신 뒷문 단속에 나섰던 경험이 있다.
류중일 감독은 "투수 가운데 새 얼굴이 나와야 한다"고 항상 강조해왔다. 점진적인 세대 교체가 필요한 이 시점에 전력 누수가 생겼으니 새 얼굴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졌다. 구단 측은 이케빈과 최충연의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당장 1군 전력에 플러스 요소가 될 것이라 장담할 수 없으나 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백정현, 김기태, 정인욱 등 만년 기대주들의 도약도 절실하다.
외국인 선수 구성 또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 삼성은 야마이코 나바로와의 재계약 협상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까지 반가운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나바로가 내년에도 삼성에서 뛴다면 더할 나위없이 반가운 일이겠지만 행여나 박석민에 이어 나바로까지 떠난다면 타선의 불균형은 심각해질 듯. 외국인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 타일러 클로이드와 재계약을 포기한 삼성은 후보군을 좁힌 상태로 알려졌다. 어느 만큼 해줄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삼성에게 내년 시즌은 아주 중요하다. 여러 부분에서 호재보다 악재에 가까운 현 상황에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지켜볼 일이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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