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체제 출범, 5위 와일드카드제 도입
시즌 막판까지 4개 팀 5위 경쟁 흥미만점
올 시즌 KBO 리그는 여러 가지 호재 속에 700만 관중을 돌파했다.

kt가 1군에 합류하면서 사상 첫 10개 구단 시대가 열렸고 이에 따라 한 팀 당 경기가 144경기로 많아지면서 누적 관중이 많아졌다. 하지만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을 특히 즐겁게 한 것은 바로 처음 찾아온 와일드카드 티켓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5위 경쟁이었다.
프로야구가 후반기로 접어들고 어느 정도 팀 순위가 자리를 잡게 되면 포스트시즌과 멀어진 팀들에는 비교적 관심도가 떨어지게 된다. 소위 '그들만의 리그'라고 불리는 하위권 팀들의 순위 경쟁은 그동안 가을 야구에 막혀 큰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포스트시즌에 한 자리가 더 생겼고, 그 자리를 위해 하위 팀들이 막판 스퍼트를 펼치면서 올 시즌 프로야구에 볼 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후반기 5위의 향기를 맡아본 팀은 SK, 롯데, 한화, KIA로 4개 팀이나 됐다. 4위 넥센과 5위 SK의 최종 승차는 8.5경기로 매우 컸지만, 8월 이후 5위와 8위 팀 간의 승차는 많아도 2경기 정도에 불과한 그야말로 '혈투'가 계속됐다. 인기팀들이 다수 몰린 대진운까지 겹쳐 올해 5위 경쟁은 막바지까지 많은 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후반기 시작은 한화가 유리했다. 한화는 5위로 전반기를 마감하며 2007년 이후 가을 야구가 유력해보였다. SK와 KIA가 그 뒤를 바짝 쫓았다. 한화가 8월 9승16패로 뒤로 쳐졌다. 그러나 SK도 9승16패, 롯데도 9승14패를 기록하면서 한화를 제치지 못했고 KIA가 8월 11승13패로 월 중반 5위로 치고 나서기도 했다.
KIA는 9월 2일 양현종이 불펜 등판하는 총력전 속에 5위 한화를 꺾으면서 한화를 승차 없는 6위로 추격했다. 그런데 9월 복병은 따로 있었다. 롯데는 9월 들어 투타가 폭발하면서 9월 8일부터 9월 19일까지 5위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가을 DNA' SK가 무서운 뒷심으로 9월 2일 8위에서, 20일에는 5위까지 치고 올랐다. 이후 자고 일어나면 5위가 바뀌는 '네가 가라 5강'이 펼쳐졌다.
9월 30일 롯데가 KIA에 1-13으로 완패하며 먼저 5강 싸움에서 탈락한 뒤 10월 3일 한화가 막내 kt에 1-4로 지면서 가을 야구 도전을 끝냈다. 이어 바로 다음날인 10월 4일 SK와 KIA의 운명이 결정됐다.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겨야 했던 KIA가 잠실에서 두산에 0-9로 패하면서 시즌을 마친 SK가 결국 혈전 끝에 5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전쟁은 승자만을 남기지만 나머지 팀들도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열정으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올 시즌 김성근 감독을 선임하며 야구계에 팬덤을 불러온 한화, 시즌 후반 달라진 모습으로 '폭주'한 롯데, 시즌 전 약체 평가에도 똘똘 뭉쳐 싸운 KIA는 승자 SK 못지 않은 리그의 흥행 카드들이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