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KBO 결산] 폭등하는 선수 몸값, 공멸위기 다가온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12.14 10: 19

2년 연속 FA·외인 몸값 폭등, 구단 적자 심각
연봉 인플레 관리 절실, 수익창출 못하면 공멸위기
그들만의 돈 잔치는 이번에도 이어졌다. 올 겨울에도 FA 시장과 외국인선수 시장은 뜨겁다. 천억원에 달하는 적자리그에서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금액이 찍히고 있다. 

시작은 조금 다를 것 같았다. 이번 FA 시장이 열리기에 앞서, 각 구단 단장들은 템퍼링 금지 규정 준수와 더불어, FA 몸값 올리기를 자제할 것을 결의했다. 그런데 결과는 다를 게 없었다. 특급 FA 대부분은 협상기간에 앞서 형선지가 결정됐고, 이번에도 각 포지션별 FA 금액이 경신됐다. 박석민이 NC와 내야수 최고액 4년 96억원, 정우람은 한화와 불펜투수 최고액 4년 84억원에 계약했다. 
외국인선수 시장도 똑같이 흘러갔다. 한화 선발투수 에스밀 로저스는 190만 달러에 재계약했고, KIA는 헥터 노에시와 17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종전 외국인선수 최고 몸값이던 더스틴 니퍼트(두산, 150만 달러)를 크게 넘어선 것이다. 로저스와 노에시 모두 현재 환율 기준으로 20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게 됐다. 보장액 외에 인센티브까지 더하면, 총액 200만 달러는 가뿐이 넘어간다.   
구단 별로 차이는 있지만, 몇몇 구단은 외국인선수를 포함, 일 년 총 연봉 100억원 이상을 쓰고 있다. 시즌 전 전지훈련 비용, 숙박비와 식비, 그리고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는 승리 보너스까지 더하면 선수단 운용비용은 총 연봉 두 배에 가까워진다. 티켓 판매와 중계권, 구장 광고로 수익을 얻지만, 선수단 운용비용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선수단 몸값이 올라갈수록, 모그룹의 구단 지원 부담도 늘어난다. 
냉정하게 돌아보자. KBO리그 각 구단은 모그룹의 지원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히어로즈가 네이밍스폰서를 통해 독립하고 있으나, 히어로즈 또한 매년 수십억원 적자와 싸우는 중이다. 다른 9개 구단은 150억원에서 2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그룹의 지원금으로 근근이 메운다. 
일부에선 그룹의 이름을 내건 홍보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삼성·SK·KIA·LG 등 대기업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홍보 효과가 뛰어났다면, 히어로즈는 넥센을 통해 흑자를 내고 있어야 한다. 출범한지 30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KBO리그는 여전히 실업리그의 탈을 쓴 프로리그다.
문제는 구단 고위관계자 그 누구도 흑자를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초에 넘지 못할 산이라는 인식과 함께 구단주 눈치만 살피고 있다. 2008년 이후 야구가 다시 인기를 끌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자, KBO리그는 구단주들의 자존심을 건 게임판이 됐다. 오직 10명만 플레이하고, 수백만 명이 지켜보는 현실 게임이다. 
수십억대 FA와 외국인선수를 사오면, 팬들은 구단주를 ‘신’으로 모시며 환호한다. 성적이 잘 나오는 시즌에는 하루하루가 파티다. 그런데 게임은 보는 사람이 많아야 즐겁고 흥이 난다. 야구 인기가 다시 떨어진다면, 구단주들에게 야구단은 골칫덩이가 된다. 수백억 적자만 내는 정리대상 1순위가 될 것이다.
리그 전체가 단단하게 오랫동안 지속되려면 이러한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 프로리그라면 돈을 벌어야 한다. 프로 선수들의 연봉은 팬들의 관심과 지갑을 통해 책정되는 게 맞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팬이 없으면 프로리그는 존재할 수 없다’는 문장은 현재 KBO리그에선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각 구단은 연봉 인플레이션을 멈추고,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KBO리그는 언젠가 공멸위기와 마주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삼성 라이온즈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2016년 1월 1일부터 제일기획으로 공식 이관된다. 삼성그룹이 아닌 제일기획이 야구단을 전담하는 것이다. 제일기획측은 “구단은 과거 승패만을 중요시했던 ‘스포츠단’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과 팬 서비스를 통해 수입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변모해나가고 있다”며 야구단을 통한 수익 창출을 강조했다. 
당장 삼성 그룹이 라이온즈 지원을 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점차적으로 지원금을 줄여가면서 라이온즈가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삼성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한다면, KBO리그도 자생력을 갖춘, 진정한 프로리그가 될 것이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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