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위원의 우여곡절 일일 감독 데뷔전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12.14 07: 14

조성환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특별 감독 데뷔전을 톡톡이 치렀다.
조 위원은 지난 12일부터 2박3일 여정으로 2015 서울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야구대회 초등부 우승을 차지한 언주초등학교 특별 감독을 맡아 학생들과 함께 일본 나고야로 떠났다. 롯데리아가 후원하는 서울시교육감배 스포츠클럽 야구대회에서는 언주초, 동북고, 경인중, 중대부중이 각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해 해외 교류전 기회를 얻었다.
조 위원은 롯데와의 인연을 통해 학교스포츠클럽 야구리그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나고야에 한국 학생들을 위한 일일 코치로 참여했다면 올해는 아예 한 학교의 감독을 맡아 경기 지도에 나섰다. 이를 위해 대회 예선전까지 지켜보고 온 조 위원은 "결승전을 못봐 언주초 학생들을 다 파악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언주초는 13일 나고야시 근처에 있는 가스카이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한일교류 연식야구 교류전에서 죠조스포츠소년단 초등부 학생들과 제1경기를 치렀다. 아침 7시반에 모여 피곤할 법도 했지만 학생들은 삼삼오오 몸을 풀며 경기 준비에 나섰다. 조 위원은 경기를 앞두고 "다치지 말 것"과 "후회없이 즐길 것"을 학생들에게 조언했다.
언주초는 1회초 안성수의 2점짜리 그라운드 홈런이 나오면서 선취점을 얻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나고야 교류전에서 처음 나온 한국팀의 득점이었다. 그러나 언주초 아이들의 환호성도 잠시, 선발투수 김규원이 흔들리며 사사구를 내주고 수비에서 어긋나는 플레이가 연속해 나오면서 언주초는 2회말에만 16점을 내줬다.
조 위원은 2회 16실점을 하는 동안에도 투수를 바꾸거나 큰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허둥지둥 움직이고 서로 의사소통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우여곡절 끝에 길었던 2회가 끝난 뒤 조 위원은 학생들을 모아 "야구는 모두가 서로를 도와줘야 하는데 투수가 실점을 하고 있다고 해서 뒷짐지고 보는 것은 단체 스포츠가 아니다. 서로를 도와야 야구가 더 재미있어진다"며 협동심을 주문했다.
언주초는 결국 2-18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학생들은 분함에 잠시 씩씩거리기도 했지만 다음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그라운드 한켠에 나가 조 위원에게 캐치볼을 하자고 졸랐다. 지치지 않았냐는 물음에는 "하나도 안 지쳤다. 야구 더 하고 싶다"며 재잘거렸다. 조 위원은 한 명씩 피칭을 받아주며 아이들의 못다한 야구 갈증 채우기를 도왔다.
조 위원은 경기 후 "3회 규원이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모든 학생들이 힘을 모아 잡기를 바랐기 때문에 마운드에 올라가지 않았다. 학생들이 야구를 떠나서도 협동심을 배워야 하는데 투수가 실점을 한다고 외야에서 하품을 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야구를 취미로 갖고 있는 아이들인 만큼 일본 학생들의 기합을 기대하진 않지만 그런 점은 배워갔으면 했다"고 '패전' 소감을 밝혔다.
김영미 언주초 교감은 "롯데리아의 후원으로 이번 교류전에 참가하게 됐는데, 학생들은 방과 후 활동으로 야구를 하고 있는 학생들이지만 이런 체험을 통해 진로를 정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스포츠를 통한 인성 교육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스포츠클럽은 공교육 안에서 학생들이 단체 활동을 경험하고 스포츠로 건전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참가한 언주초 학생 10명은 모두 6학년 학생들이었다. 이준용은 "성수가 홈런을 쳐서 호락호락 질 것 같진 않았다. 졌지만 재미있었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길었던 2회를 보낸 김규원은 "3회 힘들었지만 끝까지 제가 막고 싶었다"며 책임감을 보이기도 했다. 아이들은 한 뼘 더 크고 조 위원은 지도자의 역할을 체험했던 유쾌한 교류전이었다. /autumnbb@osen.co.kr
[사진] 롯데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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