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가의 기적'은 일어날 것인가.
마치 영화 제목 같은 일이 일어났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애플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비록 TV 광고를 통해서지만 두 회사가 한치의 양보도 없었던 세계적인 IT 라이벌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2015년 크리스마스를 맞아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작한 이 광고의 시작은 미국 뉴욕시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시작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은 각자 자사 로고를 상징하는 모자와 잠바를 입은 채 어디론가 향한다.

최종 목적지는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경쟁사 애플 스토어 앞.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은 지역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이 땅에 평화있으라(Let There be Peace on Earth)'라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러자 이 노래 소리를 들은 애플 직원들이 빨간 유니폼을 입은 채 밖으로 나오고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의 노래를 경청한다. 애플 직원들은 촛불을 든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의 합창이 끝나자 박수 갈채를 보냈고 곧 양사 직원들을 서로 진심 어린 포옹을 나누며 격려한다. 마이크로소프트 광고였음에도 애플 로고가 분명하게 드러났음은 물론이다.
이에 각 언론들은 새로운 수장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를 앉힌 마이크로소프트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평화 모드를 조성한 나델라 CEO가 과연 애플의 팀 쿡 CEO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에도 기대를 모으게 한다.
미국 언론 '커머스뉴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움직임을 냉전시대를 종식시켰던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쵸프 러시아 대통령에 빗대기도 했다. "신뢰하되 검증하라(trust, but verify)"는 말이 있지만 불화를 종식하고 오래 평화를 누릴 수 있었던 시대를 떠올리면서 두 회사에게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더 버지' 역시 이 광고의 의미가 확실치 않다면서도 이 평화의 축제 선언을 통해 PC와 맥의 전쟁이 정말 끝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반겼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자사 제품과 직접적인 비교를 통해 상대 제품을 깎아내리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인 것은 분명하다. 최근 '서피스 프로 4'와 '아이패드 프로'를 각각 출시하면서 또 한 번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이번 광고가 양사에 주어진 어떤 변화의 시작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한편 이 마이크로소프트 광고는 뉴욕 5번가에 마이크로소프트 플래그십 스토어가 개장한 직후인 지난 11월에 촬영된 것이다. 특히 뉴욕시의 보안 규정에 따라 촬영에 앞서 광고 제작사가 애플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애플은 광고의 내용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허가를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letmeout@osen.co.kr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유튜브 광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