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류명단 제외 후 육성선수 제안 받아들여
타팀 이적 대신 한화에서 마무리하고 싶다
"내년에도 한화에서 뛴다".

한화의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된 외야수 이양기(34)가 내년에도 한화에서 뛰기로 했다. 다른 팀에서도 그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이양기의 선택은 한화였다. 한화 구단도 그를 보류선수명단에는 포함시키지 못했지만 육성선수 전환을 제의하며 함께 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이양기는 14일 "한화에 있기로 했다. 다른 팀과도 얘기가 있었지만 한화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 여기서 계속 뛰었는데 몇 년 더 하겠다고 다른 팀으로 가고 싶지는 않았다. 몸 상태도 거의 나았다. 내년에 마지막으로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의지를 나타냈다.
동산고-탐라대 출신으로 지난 2003년 한화에 입단한 이양기는 올해까지 13년째 한 팀에 몸담고 있는 원클럽맨이다. 오랜 시간 2군에 머물렀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2011년부터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2011년 대타 전문요원으로 93경기 타율 2할7푼9리 17타점으로 활약했다.
2013년에는 김태균의 부상 기간 4번타자로 기용돼 56경기 타율 3할8리 3홈런 30타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프로 통산 292경기 타율 2할6푼1리 155안타 5홈런 63타점. 그러나 올초 훈련 중 왼손등 골절상으로 수술을 받고 시즌 통째로 재활만 하는 바람에 1~2군 통틀어 1경기도 못 뛰었다.
이양기는 "보류선수명단 제외가 일찍 결정 났다. 올해 부상으로 마땅히 한 것도 없는데 구단이 (육선선수 전환) 제의를 했다. 구단과 이야기가 잘됐다. (육성선수라도) 한화에서 뛸 수 있다면 크게 상관없다"고 팀에 애정을 드러냈다. 한화 구단도 오랜 시간 보여준 이양기의 성실함을 높이 사며 붙잡아뒀다.
이양기 역시 베테랑으로서 육성선수 신분 전환이 자존심 상할 수 있는 일이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 그는 "다른 팀보다는 한화에서 마무리하는 게 좋다. 주위에서도 그런 말들을 많이 해줬다. 앞으로 1년이 됐든 2년이 됐든, 한화에서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최근 고향 인천에 머물러 재활 마무리를 위해 병원에 다니고 있다. 내년 초부터는 완벽한 몸 상태로 시즌을 준비하게 된다. 육성선수의 정식 계약은 1월31일부터 가능한 만큼 이전까지 개인훈련으로 몸을 만든다. 정식선수 등록이 가능한 5월 이후 1군 진입을 목표로 투혼을 불태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