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한화 결산] 화제의 마리한화, 빛과 그림자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12.15 06: 07

'이슈메이커' 한화, 2015년 화제의 중심
성적 상승과 흥행 대박에도 논란·구설수
2015년 KBO 화제의 중심에는 늘 한화 이글스가 있었다. 한화를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 해였다.

한화는 2014시즌을 마친 뒤 김성근 감독이 전격 부임하며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강도 높은 지옥훈련으로 이목을 끈 한화는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선수들의 눈물겨운 투혼과 역전극으로 흥행 대박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빈볼과 혹사로 갖가지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성적 상으로 한화는 탈꼴찌를 넘어 시즌 마지막까지 5강 경쟁을 하며 도약을 이뤘다. 2009~2014년 6년간 5번이나 최하위에 그쳤지만 올해는 68승76패 승률 4할7푼2리로 5위 SK에 2경기 뒤진 6위로 마쳤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만년 꼴찌팀에서 5강 후보팀으로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경쟁했다는 것은 발전한 부분이다.
선수들의 투혼도 인상적이었다. 구원투수로 13년 만에 2000구(2098개) 이상 던진 권혁은 78경기 112이닝 투구로 불꽃투혼 상징이 됐고, 박정진도 불혹 나이에 96이닝으로 뜨겁게 불태웠다. 정근우와 이용규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리그에서 4번째로 많은 33번의 역전승과 7번의 끝내기 승리로 중독성 강한 야구를 했다. 그래서 팬들은 그들에게 '마리한화'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그 결과 최고의 흥행 대박을 이룰 수 있었다. 대전·청주 홈경기에서 무려 21번의 매진과 함께 총 관중 65만7385명으로 역대 구단 기록을 갈아치웠다. 평균 관중도 9130명으로 지난해(7424명)보다 23%의 관중증가율을 나타냈다. 한화그룹에서도 김성근 감독을 중심으로 야구단을 전면에 내세운 광고로 상당한 효과를 봤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전반기 5위(44승40패)로 마친 한화는 후반기 10위(24승36패)로 대추락했다. 전반기에 팀을 이끌었던 권혁·박정진·윤규진 필승 불펜조가 혹사 여파 속에 후반기 부진을 면치 못했다. 8월에 괴물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합류해 3차례 완봉 포함 6승을 올렸지만, 무너져가는 한화를 막을 수 없었다.
연투와 긴 이닝을 가리지 않은 구원투수들 외에도 5월에는 안영명이 일주일에 3차례 선발등판했고, 9월에는 선발로 117구를 던진 송창식이 3일을 쉬고 다시 선발로 나오기도 했다. 신인 김민우도 구원 다음날 선발등판하는 파격적인 투수 운용이 계속 됐다. 선발투수 4일 이하 휴식이 43경기로 리그 최다일 정도로 투수들의 혹사 논란이 계속됐다.
아울러 4월 빈볼 논란, 5월 불문율 논란, 6월 최진행의 약물 사건, 8월 로저스의 깜짝 2군행, 9월 전자기기 관련 논란으로 한화를 둘러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시즌을 마친 뒤 대대적인 선수 방출과 그 과정에서 빚어진 문제로 또 화제의 중심에 서야 했다. 한 해에 벌어진 일이라고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논란과 구설수로 피곤한 해이기도 했다.
이 모든 논란 속에도 한화는 굴하지 않고 다음 시즌을 겨냥한다. FA 정우람·심수창을 영입하고, 로저스를 잔류시키며 투수력을 크게 보강했다. 김성근 감독도 첫 해 시행착오를 인정하며 2016시즌에 승부수를 던질 각오.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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