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타격과 마운드 붕괴...두 얼굴의 롯데
마운드 보강에 주력한 2016년 재도약 다짐
2015년 거인군단을 나타내는 사자성어로 ‘용두사미’만큼 어울리는 것이 있을까. FA 시장에서 좌완 에이스 장원준을 비롯해 김사율, 박기혁 등 자팀 선수 3명을 모두 놓치면서도 영입에 소극적이었던 롯데에 많은 전문가들은 ‘5강 진입은 힘들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롯데는 4월 이러한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순항했다. 첫 3경기에서 화끈한 방망이를 앞세워 연승행진을 펼치더니, 4월을 14승 11패로 마쳤다. 5월 역시 14승 13패를 거두면서 도합 28승 24패, 리그 5위를 달렸다. 부족한 마운드의 힘을 화끈한 방망이로 이겨낸 롯데였다.
롯데의 약점은 마운드였다. 장원준이 떠나며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고, 확실한 선발투수는 외국인투수 조시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 그리고 송승준 3명 뿐 이었다. 4월에는 이상화와 심수창이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해준 덕분에 선발진에 큰 문제가 드러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균열은 4월부터 보였다. 문제는 뒷문이었다. 마무리 김승회는 보직이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시즌에 돌입했고, 블론세이브를 저질렀다. 계속해서 김승회가 고전하자 선발로 잘 던지고 있던 심수창이 급하게 뒷문으로 투입됐다. 여기부터가 문제였다. 심수창도 마무리라는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집단 마무리체제로 가다가 트레이드로 온 이성민이 여름에 마무리가 됐지만 그 역시 부진을 겪었다.
뒷문 불안에서 시작된 요동은 팀 전력 전체로 퍼졌다. 6월 한 달동안 롯데는 6승 15패로 기록적인 추락을 한다. 좋은 분위기에서 6월을 시작했지만, 이승엽 400홈런 기록이 걸린 포항 3연전을 무기력하게 내주고 연패에 빠졌다. 이 기간 동안 롯데는 공수 모두 흔들렸다. 7월은 11승 11패로 겨우 5할을 맞췄지만, 8월 롯데는 9승 14패로 다시 부진에 빠졌다. 8위로 9월을 시작했던 롯데는 기적 같은 6연승을 달리며 5위를 탈환, 가을야구를 붙잡는 듯했지만 다시 무너지면서 결국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롯데의 2015년은 66승 77패 승률 4할6푼2리 8위였다. 시즌 전 성적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롯데가 시즌에 들어가기 전 세웠던 수많은 가정이 실현됐음에도 성적은 달라지지 않았다. 강민호가 포수 최초의 3할-30홈런을 달성하며 완벽하게 부활했고, 외국인선수 3인방은 모두 성공을 거두며 재계약까지 맺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의 성적은 8위였다. 시즌 초 보여준 모습은 기대를 갖게 했지만, 마지막은 초라했으니 말 그대로 용두사미였다.
그럼에도 성과가 없었던 시즌은 결코 아니다. 우선 5월 초 트레이드를 통해 팀 체질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장성우를 내주긴 했지만, 즉시 전력감인 박세웅과 이성민, 안중열까지 3명 모두 1군에서 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좌완 조현우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내야 거포 유망주인 오승택은 가능성과 동시에 과제를 남기기도 했다.
뒷문 불안에서부터 팀이 무너졌다고 판단한 롯데는 이번 FA 시장에서는 손승락과 윤길현을 한꺼번에 영입, 단번에 불펜을 보강했다. 여기에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고원준과 진명호 그리고 김성호는 마운드에 힘을 보탤 자원이다. 또한 롯데는 송승준을 FA로 붙잡으면서 마운드 단속에 성공했다. 또한 이종운 감독을 1년 만에 내보내고 조원우 감독을 영입, 코칭스태프 새 판까지 짰다. 적지 않은 투자를 한 2016년, 벌써 3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던 롯데는 다시 승천할 수 있을 것인가.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