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서 3회 연속 16강 길목에서 발목이 잡혔다.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덴마크 콜링의 시드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제 22회 여자핸드볼 세계선수권대회 16강전서 러시아에 25-30으로 패했다. 2011년 브라질, 2013년 세르비아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16강전서 앙골라와 세르비아에 한 점차 패배로 눈물을 흘렸던 한국은 이번에도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임 감독은 이날 골키퍼 박미라, 피봇 유현지(이상 원더풀삼척), 센터백 권한나(서울시청), 라이트백 류은희(인천시청), 라이트윙 정유라(컬러풀대구), 레프트백 심해인(원더풀삼척), 레프트윙 최수민(서울시청)을 선발로 내세웠다. 지난 10일 독일과의 조별리그 4차전서 무릎과 골반 부상을 입었던 심해인이 선발로 출전한 것이 눈에 띄었다. 심해인은 공수 조화가 돋보이는 선수로 그의 기용은 임 감독의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세계랭킹 2위이자 이번 대회 조별리그 중 가장 치열할 것으로 전망됐던 D조에서 5전 전승으로 16강에 오른 러시아를 상대로 한국은 전반 초반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대등하게 맞섰다. 특히 조별리그 5경기서 21%의 선방률로 부진했던 골키퍼 박미라의 선방이 눈부셨다. 박미라는 1대1 개인 속공을 막아내는 등 네 번 연속 선방을 펼치며 그간의 부진을 씻어냈다. 그러나 4-4로 팽팽히 맞선 전반 10분께부터 상황서 심해인과 유현지, 정지해가 연이어 2분간 퇴장을 당하며 수비에 공백이 생기며 6-9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이후엔 다시 한 골씩 주고받는 난타전이 벌어졌고, 한국은 13-16으로 3점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한 골씩 주고받은 뒤 6분께까지 서로의 공격을 막아내며 치열한 접전을 거듭했다. 그러나 심해인이 슛 과정에서 왼손에 부상을 입고 교체되면서 급격히 러시아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한국은 후반 10분52초 정지해가 7미터 드로우를 성공시키기 전까지 후반 10분 동안 단 1점에 그쳤다. 러시아 선수들의 우월한 신체조건으로 인해 피봇에게 공 투입이 어려웠고, 중거리슛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공격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다.
반면 러시아는 차곡차곡 골을 쌓아나가면서 한국은 후반 16분쯤엔 16-26으로 크게 뒤졌다. 한국은 레프트윙 이은비의 분전과 ‘7미터 스페셜리스트’ 정지해의 연속 7미터 드로우 성공 등에 힘입어 후반 27분쯤 24-28까지 추격했지만 이미 시간은 한국의 편이 아니었다. 결국 한국은 25-30으로 패했다.
이은비가 혼자 속공을 다섯 번 시도해 다섯 개를 모두 성공시키는 등 7골로 분전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골키퍼 박미라도 이날은 31%(13/42)의 선방률을 보이며 조별리그 부진을 만회하며 희망을 남겼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