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STL, 두 강자의 엇갈린 오프시즌 명암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5.12.15 13: 00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2000년대로 한정한다면 내셔널리그 투톱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라는데 이견이 없을 듯 하다.
세인트루이스는 2000년 이후 16년 동안 12번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이중 월드시리즈에 4번 진출했고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포스트시즌 진출로 따지면 2000년 이후 6차례에 불과한 샌프란시스코가 세인트루이스에 미치지는 못한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이 기간 월드시리즈에 4번 진출했고 3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2010년부터는 짝수해=우승 공식을 이어오고 있다.

15일(한국시간)양팀의 이번 오프시즌 전력보강과 관련해 극명한 그림이 나왔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FA 우완 투수 조니 쿠에토(사진)과 6년 1억 3,0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앞서 우완 제프 사마자와 5년 9,000만 달러에 계약한 뒤 또 한 번 선발 마운드를 보강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전력 보강은 여기에서 멈출 것 같지 않다. ESPN의 제리 크래스닉 기자는 이날 “여전히 외야수 보강을 진행 중”이라는 보비 에반스 샌프란시스코 단장의 말을 전했다.
투수 2명 영입에 2억 2,000만 달러를 지불하게 됐지만 다시 한 번 외야 보강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줬다.
반면 세인트루이스는 FA 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세인트루이스 지역지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9자리수 계약은 없을 것”이라는 존 모젤리악 단장의 말을 보도했다. 1억 달러 넘는 계약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세인트루이스가 처음부터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좌완 선발 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 외야수 제이슨 헤이워드를 잡기 위해 구단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베팅 했다(헤이워드의 경우 총액 규모에서는 시카고 컵스보다 많은 2억 달러를 베팅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과 계약에 실패했고 선발 투수와 포지션 플레이어(특히 외야수)보강이 여전히 숙제로 남게 됐다. 모젤리악 단장은 “프라이스나 헤이워드를 상대로 시도했던 것 처럼 다이내믹한 계약은 없을 것이다. 9자리수 계약을 시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어떤 보강은 필요하겠지만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쪽으로 가겠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현재 FA 시장에 남아 있는 포지션 플레이어 중 저스틴 업튼,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크리스 데이비스, 알렉스 고든 등은 모두 1억 달러를 넘는 계약을 원하는 선수들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들을 포기하고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샌프란시스코나 세인트루이스는 엄청난 베팅을 남발하기보다는 스카우트, 육성, 트레이드 등을 통해 꾸준한 전력을 유지하는 팀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이번 오프시즌에서 샌프란시스코는 강력한 베팅으로 전력보강에 나서고 있다. 반면 세인트루이스는 연이어 고배를 든 뒤 빅딜 포기를 선언하게 됐다.
양팀이 모두 이번 오프시즌에서 강력한 보강을 이룬 지구 라이벌들을 갖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세인트루이스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순위경쟁을 벌이게 되는 시카고 컵스나 샌프란시스코가 속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두 팀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가장 알찬 선수보강에 성공한 두 팀으로 평가 받고 있다.
내년 시즌 종료 후 샌프란시스코와 세인트루이스는 이번 오프시즌에 대해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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