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KBO 결산] 쏟아진 역대 기록, 역설적 이종범 위대함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2.15 13: 35

'40-40' 테임즈, 장타율 역대 1위
박병호도 신기록 동참, 안지만 최다 홀드
144경기 체제로 리그가 개편되면서 기록에 대한 관심도 컸다. 예상대로 풍성한 기록 잔치가 벌어졌다. 역대 첫 40홈런-40도루가 나오는 등 여러 기록들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가운데 좀처럼 깨지지 않을 굳건한 기록의 위력도 실감할 수 있었던 2015년이었다.

올해 KBO 리그는 신생팀 kt 위즈의 합류에 따라 기존 128경기에서 144경기 체제로 확대됐다.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경기수였다. 이에 누적 기록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했고 실제 몇몇 스타 선수들은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며 KBO 리그에 굵직한 이름표를 남겼다.
에릭 테임즈(NC)는 가장 대표적인 선수였다. 프로야구 역대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테임즈는 올 시즌 142경기에 나가 타율 3할8푼1리, 47홈런, 140타점, 40도루를 기록했다. 출루율은 4할9푼7리, 장타율은 무려 0.790에 이르렀다. 타율 1위, 홈런 3위, 타점 2위에 올랐고 출루율과 장타율은 모두 1위였다. 올해 최우수선수(MVP)와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휩쓴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이런 테임즈는 역대 처음으로 40홈런-40도루를 기록하는 대업적을 남겼다. 30-30도 힘든 상황에서 40-40 달성은 당분간 고지를 쉽게 허락하지 않을 기록임은 분명해 보인다. 부문별 기록에서 KBO 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우선 장타율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백인천(당시 MBC)의 0.740을 훌쩍 뛰어 넘는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그 외 타율은 역대 4위 기록이었고 출루율에서도 호세(2001년, 5할3리), 백인천(1982년, 5할2리)에 이은 3위였다.
테임즈의 라이벌인 박병호도 화끈한 기록을 남기고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는 KBO 리그 역사상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146타점을 기록, 이승엽이 2003년 세웠던 종전 한 시즌 최다 타점(146타점)을 뛰어넘는 신기록을 세웠다. 한편 박병호는 총 377루타를 기록, 역시 이승엽이 가지고 있었던 1999년의 356루타 기록을 넘어섰다.
이처럼 타격이 신바람을 낸 것에 비해 타고투저 열풍에 휘말린 마운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안지만이 박희수가 가지고 있던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34홀드)를 넘어서는 37홀드를 기록했으나 마지막 개인적 구설수 탓에 흠집이 났다. 에릭 해커가 지난해 앤디 밴헤켄에 이어 20승 도전에 나섰으나 19승에서 멈춰서며 아쉬움을 남겼고 차우찬은 194탈삼진을 기록해 역시 200탈삼진 문턱에서 좌절했다.
다시 한 번 넘기 힘든 벽이라는 느낌을 준 기록도 있었다. 야수 쪽에서는 도루 부문이 대표적이다. 박해민이 60도루를 기록하며 리그 1위를 차지했으나 역대 10위 내에도 들지 못했다. 이 부문의 최다 기록은 1994년 이종범이 세운 84도루다. 이종범의 탁월한 주루 센스도 있겠지만 포수들의 도루저지는 물론 투수들의 퀵모션도 좋아진 현재 상황에서 이 기록은 영원히 깨지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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