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빅맨’ 이상민 감독의 와이즈 활용법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2.16 06: 53

국내 빅맨진이 강하다는 삼성의 선택도 언더사이즈 빅맨이었다.
서울 삼성은 1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4라운드서 서울 라이벌 SK를 연장 접전 끝에 85-70으로 제압했다. 3연승을 달린 삼성은 17승 13패로 단독 4위를 유지했다. 3연승에 실패한 SK(10승 20패)는 9위서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은 가드 론 하워드를 퇴출시키고 에릭 와이즈를 데려왔다. 와이즈는 신장이 192cm에 불과하지만, 정통 파워포워드로 리바운드가 강한 선수다. 지난 12일 LG와 데뷔전에서 와이즈는 2,3쿼터 동안 19분 27초를 뛰며 12점 6리바운드를 올려 삼성의 승리에 기여했다. 삼성이 외국선수 2명이 2,3쿼터에 동시에 뛸 수 있는 4라운드부터 승부를 건 셈이다.   

경기 전 이상민 감독은 “와이즈는 농구를 시작하면서부터 줄곧 파워포워드를 봤던 선수다. 김준일과 문태영에게 쉬는 시간을 가져다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리바운드와 수비만 해줘도 충분하다”고 호평했다.
와이즈는 어김없이 2쿼터에 투입됐다. 이상민 감독은 코트밸런스를 위해 김준일과 문태영에게 휴식을 줬다. 드웨릭 스펜서가 뛰는 SK는 매치업상 국내선수가 와이즈를 막아야했다. 이승준이 와이즈를 상대했다. 와이즈는 이승준을 뚫고 들어가 자유투를 얻어냈다. 와이즈는 2쿼터 5점, 3리바운드를 해내며 삼성이 전반전을 40-34로 리드하는데 기여했다.
와이즈는 화려한 선수는 아니었다. 공격에서 큰 욕심도 없었다. 그는 묵묵히 자기 몫을 충실히 했다. 본인이 리바운드를 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공을 바깥으로 쳐줬다. 와이즈는 사이먼의 포스트업도 견뎌내는 등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공헌이 컸다.
와이즈의 자유투(2/4)는 50%로 썩 좋지 않았다. 삼성이 승부처에서 그를 쓰기 어려운 이유였다. 와이즈의 가세로 김준일과 문태영이 체력과 파울부담도 덜어졌다. 3쿼터 후반 라틀리프에게 휴식을 준 이상민 감독은 4쿼터 다시 라틀리프를 넣어 승부를 걸었다. 라틀리프, 김준일, 문태영은 4쿼터부터 연장전까지 15점을 합작해 승리를 굳혔다.
경기 후 이상민 감독은 “지금까지 와이즈에게 만족한다. 한국에 온지 일주일도 안됐다. 조금 더 연습해서 우리 팀에 녹아든다면 좀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선수들의 반응도 좋다. 김준일은 “와이즈가 오고 동기부여가 잘 된다. 하워드가 있을 때 내가 출전시간 20분 이상을 확실히 보장받았다. 감독님이 선발로 먼저 뛰고 힘들면 나오라고 했다. 알게 모르게 (체력을) 조절해가면서 뛰었다. 이제 2,3쿼터를 확실히 와이즈가 뛰니 4쿼터 더 폭발력 있게 전력을 다하고 있다. 마인드 자체가 달라졌다”고 밝혔다.
라틀리프는 “와이즈가 키는 작아도 포스트를 볼 줄 아는 선수라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똑똑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선수라 투지 있게 한다. 누가 슛을 쏴도 항상 리바운드를 잡으려 노력해준다.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칭찬했다. 
 
이날 와이즈는 8점, 4리바운드, 1스틸을 기록했다. 삼성의 3연승에 기여한 와이즈는 이상민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학생체=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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