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상황 아니다, 최대 효과 논의
정근우 사례처럼 현금 보상 가능성은 없어
정우람(한화)의 이적에 대한 보상선수를 놓고 SK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코칭스태프는 물론 프런트까지 모여 제한된 상황에서의 최고 성과를 내기 위한 묘책 마련에 들어갔다. 다만 정근우 이적 당시와는 다르게 현금보다는 선수를 택하기로 결론이 모인 상황이다.

SK는 올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한화와 4년 총액 84억 원에 계약한 정우람의 보상선수 지명을 앞두고 있다. 14일 오후 명단을 받았다. 이적이 이뤄진 것은 시간이 꽤 지났지만 정우람과 심수창의 이적이 동시에 공시됨에 따라 올 시즌 순위로 우선권을 얻은 롯데의 보상 절차부터 먼저 진행되느라 시일이 지체됐다. 현 시점에서는 올해 KBO 리그 마지막 보상선수 지명이 될 수도 있다.
SK는 이미 정상호(LG)의 보상선수로 최승준을, 윤길현(롯데)의 보상선수로 김승회를 지명한 상황이다. 최승준은 우타거포 요원으로 타선에 힘이 될 수 있는 선수다. 김승회는 윤길현의 공백을 직접적으로 메워줄 수 있는 비슷한 유형의 선수라는 점에서 즉시전력감이라고 할 만하다. SK는 두 팀의 보상선수 지명 당시에는 큰 진통 없이 결론을 내렸다.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모두 큰 이견은 없는 지명이었다. 하지만 한화는 다소 까다롭다는 분위기다.
한화는 베테랑 주축 선수들을 대거 묶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롯데도 유망주 투수인 박한길을 받는 선에서 보상 절차를 마무리했다. 한화의 사정을 봤을 때 SK에도 비슷한 보상선수 명단에 제시됐을 것으로 보인다. 예상 명단을 추려보면 SK로서는 즉시전력감이냐 유망주냐, 혹은 야수냐 투수냐를 놓고 고민을 할 만하다는 게 전반적인 추측이다.
SK는 “최악의 명단까지는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SK는 보상선수 지명 전 NC의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된 이승호를 영입해 왼손 불펜 요원을 확충했다. 박희수가 내년에는 좀 더 힘차게 공을 던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올해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신재웅은 결과적으로 좋은 한 수가 됐다. 또한 올해 중반 영입해 공을 들인 원용묵, 좋은 제구력을 앞세워 기대를 모으고 있는 봉민호 등 기대를 걸 만한 왼손도 있다. 굳이 왼손 불펜을 선택할 이유는 없다는 게 SK의 자신감이다.
명단을 확인한 SK의 관계자는 “선택의 폭은 좁지 않다”라고 이야기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즉시전력감·유망주, 투수·야수를 놓고 봤을 때 선택지는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SK는 유력 후보군을 추리고 어느 선수가 현 시점에서 가장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토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명단을 받자마자 코칭스태프가 이를 확인하고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15일에는 프런트 조직도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발표 마감 시한인 17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 그래서 SK도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심사숙고해 선수를 지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SK측은 “정근우의 이적 당시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선수가 없어 100% 현금으로 보상 절차를 마감했지만 올해는 그럴 일이 없을 것 같다”라며 현금 300%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했다. SK의 선택이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