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워싱턴 내셔널스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가 5억 달러 사나이가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NBC SPORTS의 조 포스낸스키에 이어 ESPN의 데이비드 숀필드가 16일(이하 한국시간)같은 주장을 펼쳤다. 2018시즌을 마쳐야 FA 자격이 생기는 선수에 대한 예상이어서 성급한 느낌이 있지만 흥미롭기는 하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큰 계약을 갖고 있는 선수는 마이애미 말린스의 지안카를로 스탠튼이다. 지난 해 팀과 연장계약을 통해 2015년부터 13년 동안 3억 2,500만 달러를 받기로 했다. 평균 연봉으로는 최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한 잭 그레인키가 으뜸이다. 6년 동안 매년 평균 3,442만 달러를 받게 된다.
둘의 계약규모와 평균연봉을 보면 5억 달러와는 아직 멀다. 그레인키의 평균연봉으로 5억 달러를 채우려면 15년 계약을 만들어내야 한다. 13년 계약으로 5억 달러를 넘어서려면 평균연봉이 3,850만 달러는 돼야 한다.

하지만 브라이스 하퍼라면 가능하다는 것이 둘의 주장이다.
하퍼는 지난 시즌 fWAR 9.5를 기록했다. FA 시장에서 WAR 1 당 800만 달러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므로 지난 시즌 하퍼는 7,600만 달러로 평가 받을 수 있는 활약을 펼쳤다. 이 금액을 기준으로 한다면 7년 계약만 만들어내도 5억 달러 사나이가 되는 셈이다.
물론 구단들이 FA 선수와 계약할 때 이 공식에 따라 연봉을 정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구단들에 지난 시즌 하퍼의 활약이 7,600만 달러 가치가 있는 것이었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하퍼가 5억 달러의 사나이가 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우선 나이. 하퍼는 FA 계약 첫 시즌이라고 해야 26세다. 10년 계약을 만들어도 계약 마지막 시즌이 35세다. 보통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26-28세에 자신의 정점을 찍고 31세 혹은 32세부터 하향세를 보인다는 점을 생각하면 계약기간의 후반부 2,3년만 걱정하면 된다. 거기에 하퍼는 외야수다. 빅딜을 성공시킨 알버트 푸홀스나 로빈슨 카노가 계약 마지막 시즌에 각각 41세와 40세가 되는 점을 비교하면 훨씬 리스크가 적다.
하퍼의 성격상 어떤 벽을 깨고 싶어할 것이라는 점도 5억 달러 계약을 그려볼 수 있게 한다. 하퍼도 하퍼지만 에이전트 역시 스캇 보라스다.
5억 달러가 터무니 없는 금액이라고 볼 수 없는 근거는 또 있다. 현재 가장 큰 계약을 갖고 있는 스탠튼의 경우 훌륭한 선수이기는 하지만 2015년 하퍼 만큼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더구나 스탠튼은 FA 시장이 아니 연장계약을 통해 이런 계약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수요 측면에서는 어떨까. 하퍼가 FA 시장에 나올 때면 뉴욕 양키스는 다나카 마사히로, 제이콥 엘스버리 말고는 계약 중인 선수가 없다. LA 다저스의 경우 클레이튼 커쇼가 남아 있다(커쇼는 2018 시즌을 마치고 옵트 아웃을 행사할 가능성이 더 크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데이비드 프라이스와 계약이 남아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에 대한 계약은 1년 후인 2019년에 모두 끝난다. 그 때 쯤이면 필라델피아 필리스도 리빌딩을 마치고 대어 영입전에 뛰어들 환경이 된다.
물론 이 같은 예상은 어디까지나 하퍼가 지금의 기량을 계속 유지해야 하고 부상이 없어야 한다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지난 시즌 하퍼는 153경기에 출장하면서 42홈런, 99타점, 118득점을 올렸다. 홈런과 득점 리그 1위였다. 타율은 .330을 기록했고 출루율(.460), 장타율(.649), OPS(1.109에서 모두 1위였다. 2012년 올해의 신인이 된 데 이어 3년 만에 리그 MVP에 올랐다. /nangap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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