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듀오 해체' kt 타선, 진짜 시험대 선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12.16 05: 59

댄블랙 재계약 포기, 핵타선 구축에 차질 
유한준-이진영 등 가세한 토종 타선에 기대
kt 위즈 타선이 다음 시즌 진짜 시험대에 선다.

외국인 타자 댄 블랙(28)이 마이애미 말린스와 계약하며 올 시즌 활약했던 ‘마블’ 듀오가 해체됐다. 이제 kt 위즈 라인업에서 외국인 타자 2명을 함께 볼 수 없다. 물론 공격의 핵이었던 앤디 마르테와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블랙이 이탈하면서 무게감은 다소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 그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kt다.
올 시즌 kt 야구 흥행의 중심에는 공격 야구가 있었다. kt는 시즌 초만 하더라도 3점 이상을 뽑는 것이 힘들었다. 베테랑 선수들은 물론이고 젊은 선수들은 1군 투수들의 공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4월까지 kt의 팀 타율은 2할1푼8리에 불과했다. 25경기를 치르면서 67득점. 경기 당 2.7점을 뽑는 데 그쳤다.
하지만 앤디 시스코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블랙의 합류는 타선 폭발을 이끌었다. 그의 합류 이후 팀 타율은 2할8푼9리(5위) 팀 홈런 106개(2위)로 모두 상위권에 랭크됐다. 당연히 승률도 함께 상승했다. 그러나 이제는 블랙 없이 타선을 꾸려야 한다. 그렇다고 전력 보강이 없었던 건 아니다. 오히려 주전급 야수들이 가세하면서 토종 타선은 두꺼워진 상황.
우선 기존 선수들이 올해만큼의 활약을 펼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kt는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블랙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매서운 공격력을 뽐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타선이 주춤했지만 이 기간 동안 32경기서 팀 타율 2할9푼7리, 45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좋았다. 같은 기간 타율 3위, 홈런 2위의 놀라운 성적이었다. 마르테를 비롯해 이대형, 박경수가 함께 폭발하면서 이루어낸 결과물이었다.
따라서 올 시즌 규정 타석을 채웠던 마르테, 이대형, 박경수, 김상현 등 4명의 선수가 좋은 활약을 이어가야 한다. 특히 마르테, 박경수, 김상현은 69홈런을 합작했다. 마르테가 부상이 없다면 그 이상의 홈런도 가능하기에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 또한 유한준, 이진영 등 베테랑들의 활약도 큰 힘이 될 전망. 블랙과의 재계약을 망설였던 이유 중 하나는 역시 이들의 합류였다.
유한준은 올해 타율 3할6푼2리 23홈런 116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kt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했던 마르테(89타점)를 훌쩍 뛰어 넘는 기록이다. 블랙이 빠진 상황에서 중심 타선의 한 축으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진영은 올 시즌 타율 2할5푼6리 9홈런 39타점으로 다소 부진했으나 여전히 야구 센스는 뛰어나다.
여기에 조범현 감독이 ‘미래의 4번 타자’라고 치켜세우는 남태혁도 있다. 물론 당장 1군에서 성공할지는 미지수지만, 1루수 우타 거포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자원이다. 과연 kt가 외국인 타자 1명이 빠진 상황에서도 화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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