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마무리캠프, 12월 괌 훈련. 쉬지 않는 비시즌
2015시즌 부진, 선발투수 복귀 성공으로 만회 다짐
LG 트윈스 베테랑 좌투수 봉중근(35)이 달리고 있다. 지난 11월 최고참으로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것에 이어, 12월에는 괌에서 땀을 쏟는 중이다. 선발투수 복귀를 선언한 만큼, 과거의 모습을 되찾아 올해 부진을 만회하려 한다.

봉중근은 일찍이 2016시즌 보직을 선발투수로 확정지었다. 지난 9월 4일 잠실 kt전에서 1570일 만의 선발 등판, 4이닝 1실점으로 선발투수로서 부활 가능성을 비췄다. 하지만 다음 선발 등판 경기였던 9월 11일 수원 kt전에선 4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순항했으나 4회에 비가 내리며 경기가 중단됐고, 경기가 다시 시작되자 연속으로 적시타를 맞았다. 이후 봉중근은 허리통증으로 2015시즌을 허무하게 마감했다.
그대로 물러서진 않았다. 봉중근은 1군 엔트리 말소 후 이천에서 다시 몸을 만들었고, 마무리캠프서도 체력훈련에 매진했다. 양상문 감독은 “중근이가 마무리캠프에선 오직 체력훈련에만 신경 썼다. 그동안 마무리투수를 하면서 체력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선발투수로 제대로 돌아오려면 체력 향상이 필요하다고 느꼈을 것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양 감독은 “내년 중근이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섯 번째 선발투수지만, 3·4선발급 활약을 펼쳐주면 마운드 전체에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봉중근의 부활을 기대했다.
오랫동안 봉중근을 지도하고 지켜본 차명석 코치도 봉중근의 선발복귀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렸다. 차 코치는 봉중근의 2016시즌 두 자릿수 승 가능성을 두고 "가능하다고 본다. 일단 중근이는 경험이 많고 수비가 뛰어나다. 어떻게 타자를 잡아야 하는지 아는 투수기 때문에 다시 10승 투수로 돌아올 수 있다. FA 자격도 얻는 만큼, 동기부여도 충분할 것이다”고 답했다.
봉중근은 마무리투수보다 선발투수로 더 강렬했다. 2008시즌부터 2010시즌까지 3년 연속 10승 이상을 올렸고,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09 WBC에선 한국대표팀 에이스 역할을 했다. 그런데 2011년 여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2012시즌 복귀하는 과정에서 마무리투수로 갑작스럽게 전환하게 됐다. 봉중근 스스로도 “마무리투수는 안타 하나면 경기를 내줄 수 있다. 하지만 선발투수는 시작부터 1점을 줘도 된다. 그만큼 여유 있게 던질 수 있고 강약조절도 잘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선발투수로 나서는 게 던지는 내내 마음 굉장히 편하다”고 선발투수로 돌아온 것에 만족하고 있다.
봉중근 선발·구원 등판 성적 비교(KBO리그 커리어 통산)
선발: 109경기 669이닝 39승 38패 평균자책점 3.59 WHIP 1.30
구원: 193경기 194이닝 15승 8패 109세이브 평균자책점 2.51 WHIP 1.31
LG 또한 매번 다섯 번째 선발투수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2013시즌과 2014시즌에도 5선발은 풀지 못한 과제였다. 2013시즌에는 주키치가 부진했고, 2014시즌에는 티포드가 고전하고 신정락이 막바지에 궤도에 올랐다. 2015시즌 양상문 감독은 임지섭 임정우 장진용을 다섯 번째 선발투수로 키우려 했지만, 셋 다 1군 무대서 선발투수로는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했다. 임정우가 불펜에서 활약하며 필승조에 들어갔을 뿐, 임지섭과 장진용은 각각 제구와 구위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만일 LG가 헨리 소사와 원투펀치를 이룰 외국인투수 영입에 성공하고, 봉중근도 선발투수로 부활한다면, 단단한 선발진을 완성한다. 봉중근은 2015시즌을 마무리하며 “예전에 내가 선발투수를 했을 때와는 우리 팀 상황이 다르다. 지금은 선발진이 당시와는 비교도 안 되게 좋다. 외국인투수 2명에 (우)규민이와 (류)제국이가 있어 선발진이 든든하다. 선발진 마지막 한 자리를 제외하면 빈틈이 없다”면서 “내 목표는 5선발투수다. 팀의 마지막 선발투수로서 1, 2 선발투수가 무리하지 않도록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겠다. 내년 목표는 선발진 총합 50승이 될 것 같다. 그러면 충분히 다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고 다짐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