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5일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양 팀이 1-1로 맞선 5회초 2사 1루 김종호 타석에서 갑자기 그라운드가 어두워졌다.
노후화 된 조명탑이 꺼지면서 사직구장은 어두워졌다. 모든 조명탑이 꺼진 건 아니지만, 경기 진행이 어려울 정도라 역대 KBO 리그 7번째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역사가 30년이 넘은 KBO 리그의 슬픈 자화상 가운데 한 장면이었다.
이제 불 꺼진 사직구장을 다시 보기는 힘들 전망이다. 롯데는 16일 사직구장 인프라 개보수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에 롯데는 사직구장 조명 시설 교체 20억원, 그라운드 흙 교체 3억원, 사직야구장 내 화장실 전면 리모델링 8억원 등 총 31억원을 투자한다.

가장 큰 부분은 조명탑 교체다. 이번에 롯데가 들여 올 조명은 LED(발광 다이오드) 조명이다. 조명의 혁명이라고까지 평가받는 LED는 전기 에너지를 빛 에너지로 거의 100% 가깝게 변환시킬 수 있다. 즉 적은 전력으로도 최대한의 빛을 낼 수 있다.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기존 조명에 비해 유지비가 절반에서 최대 3분의 1만 든다.
이번에 들여 올 LED 조명은 국내 야구장에 최초로 도입된다. 구단은 "시애틀 매리너스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사용 중이며 양키스 스타디움에도 도입 예정인 조명시설과 동일한 제품이다. 국내 야구장 중 가장 어두운 사직구장 조도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기존 전등에서 보이는 깜빡임 현상이 없어 경기 중 선수와 관중들의 눈 피로도를 낮춰준다. 또한 순간 점등 기능이 있어 조명을 활용한 이벤트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사직구장 소유주는 부산시다. 그럼에도 롯데는 대가를 받지 않고 부산시에 기부체납 형식으로 공사에 들어가게 된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사직구장이 어두워 선수들이 수비하기에 힘들다는 지적도 있었다. 선수들에게 최상의 환경을 만들어주고, 팬들에게도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부 체납 형식으로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cleanupp@osen.co.kr
[사진] 2014년 8월 5일 사직 롯데-NC전 5회초 꺼진 조명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