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롯데, FA+인프라에 149억…약속 지켰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2.17 06: 14

롯데, 이번 겨울 FA와 시설투자에만 149억원
신동빈 회장, "직접 챙기겠다" 약속은 유효
지난 9월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은 사직구장을 방문, 경기를 지켜봤다. 신동인 구단주대행이 8월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뒤 신 회장은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투자를 언급한다.

이른바 '구단주 야구'인 KBO 리그에서 신 회장의 말 한 마디의 무게는 상당히 무겁다. 때문에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롯데는 어떤 식으로든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됐다. 감독의 전격적인 교체, 그리고 코칭스태프의 변화도 그 연장선이다.
많은 이들은 롯데가 FA 시장에서 '큰 손'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실제로 롯데는 불펜투수 2명(윤길현, 손승락)을 잡았다. 2011년 정대현, 이승호 영입 이후 롯데가 FA 시장에서 선수 2명을 영입한 건 처음이다.
이들 2명을 영입하는 데 롯데가 투자한 금액은 4년 총합 98억원이다.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FA 최대어인 정우람, 그리고 박석민을 잡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롯데는 "취약포지션인 불펜 투수를 보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지난 9월 구장 방문 때 불펜 불안을 지적했는데, 구단은 FA 시장에서 보강했다.
- 미래를 본다, FA만큼 중요한 인프라 투자
FA 선수영입 만큼 주목해야 할 대목은 이번 겨울 롯데의 인프라 보강 계획이다. 롯데는 16일 1군 구장인 사직구장과 2군 구장과 훈련시설이 갖춰진 상동구장을 포함한 총액 51억원 규모의 시설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시설투자에는 사직구장 31억원, 상동구장 2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우선 사직구장에는 최신식 LED 조명이 설치(20억원)될 예정이고, 그라운드 흙 교체(3억원), 화장실 리모델링(8억원) 공사까지 이뤄진다. 여기에 선수육성을 위해 상동구장에 영상분석 시스템이 도입되며 그라운드 인조 잔디 교체와 실내연습장 리모델링, 러닝트랙이 설치된다. 여기에 관중석 신설과 관중 휴게실까지 더하면 20억원이 들 대규모 투자다.
롯데는 꾸준하게 인프라에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전광판과 음향시설에만 34억3000만원을 들였다. LED 조명탑과 그라운드 흙 교체 모두 최상의 경기력을 위한 투자다. 구단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LED 조명탑은 켜고 끄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지금보다 훨씬 밝다. 지금 그라운드에 깔려 있는 흙은 무른 편이라 불규칙바운드가 잦은데, 둘 다 선수 경기력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기에 화장실은 사직구장을 찾는 관중들이 가장 크게 불편을 호소하던 부분이다.
여기에 상동구장 훈련 인프라 보강은 롯데의 숙원사업 중 하나다. 상동구장은 돌산을 깎아 지은 곳이라 부지를 추가적으로 확보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때문에 올해 보조구장도 기존 주차장 일부를 떼어내 지었다. 메인구장 인조 잔디 교체, 그리고 상동구장 주변 러닝트랙 신설은 선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 약속 지킨 신동빈 회장, 기부채납도 주목
KBO 리그에 다시 긴축재정 찬바람이 불어 올 조짐이 보이고 있다. 벌써 몇몇 구단은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반면 롯데는 올 겨울 역시 과감하게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신동인 전 구단주대행의 사임 직후 구단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올 겨울 투자는 그 연장선상에서 해석해도 된다.
신 회장은 FA 시장에서 선수영입 자금을 지원한데 이어, 이번에는 구장 인프라 확충비용까지 지불했다. 롯데 구단 안팎에서는 신 회장의 지원 약속이 올해가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기초를 다지는 것과 동시에 1군 전력상승까지 함께 노리는 행보다.
여기에 기부채납 방식으로 사직구장에 31억원을 투자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기부채납은 국가 혹은 지자체가 무상으로 재산을 취득하는 걸 뜻한다. 즉 롯데가 사직구장 시설을 보강해 사직구장 소유주인 부산시에 기부하는 형식이다. 롯데는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치도록 돕고, 여기에 팬들의 편의까지 고려해 투자를 결정했다. 
물론 사직구장을 사용하는 건 롯데이며 직접 이득을 보는 것도 롯데다. 그렇다고는 해도 구장에 꾸준히 거액을 투자하는 건 롯데의 통 큰 결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롯데가 이번에 사직구장에 31억원을 투자해도, 임대료는 정해진 대로 부산시에 지불한다. 롯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직구장 인프라 보강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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