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보유 한도+다년계약, 쟁점은 무엇?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2.17 13: 23

외국인 추가는 구단도 비용 문제로 난색
다년계약 허용도 구단 의견 엇갈려
외국인 선수의 다년 계약 허용을 놓고 야구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더 좋은 선수를 수혈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논리, 취지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비용 증가만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논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올해 개정은 물 건너 간만큼, 향후 꾸준하게 야구계를 맴도는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KBO 10개 구단 단장들은 지난 9일과 10일 열린 KBO 윈터미팅에 참가해 야구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여러 의견이 도마 위에 올랐으나 이 자리에서 합의에 이른 것은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의 원소속구단 우선협상기간 폐지, 그리고 사전접촉에 대한 자정 방안 마련 정도였다. 또 하나의 주요 주제였던 외국인 선수 제도 개선을 놓고는 합의에 이르지 못해 논의가 내년으로 넘어갔다.
외국인 선수 제도 개선안의 큰 골자는 두 가지다. 외국인 보유 한도가 첫 번째다. 현행 KBO 구단들은 3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으며 그 중 2명을 출전시킬 수 있다. kt는 신생팀 특별 혜택으로 내년까지만 일시적으로 4명 보유에 3명 출전이다. 여기서 외국인 선수는 모두 동일 포지션으로 선발할 수 없다. 투수에 몰릴 가능성을 대비한 안전장치다.
일부 구단에서는 외국인 선수 보유를 현행 3명에서 4명으로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으나 반대하는 구단의 목소리가 좀 더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비용 증가다. 현재 외국인 선수의 몸값은 기본급과 인센티브 등을 모두 포함해 거의 대부분 80만 달러 이상이다. 150만 달러 이상을 수령하는 선수들도 꽤 있다. 이런 상황에서 1명의 증가는 1년에 10억 이상의 추가 지출을 의미해 구단에 부담이 된다는 목소리다.
한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 1명을 늘리면 10억 원 추가 지출은 물론 통역을 새로 뽑아야 하고, 30평대 아파트까지 새로 한 채를 더 계약해야 한다. 표면적인 연봉은 물론 부대적으로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라면서 “외국인 선수 추가 확보는 오히려 자리를 잃을 저연봉 선수들에게만 손해다. 외국인 보유 확대로 고액 FA 선수들의 가격이 떨어졌는가”라고 반문했다. 구단들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상 당분간은 외국인 몸값과 A급 FA들의 몸값이 다 같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년계약도 의견이 분분했던 사안이었다. 현행 규약에서는 외국인 선수의 다년계약은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몇몇 선수들은 규정을 지키지 않고 2년 계약을 해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한 관계자는 “이 정도 되는 선수가 왜 한국으로 왔을까 싶은 선수는 거의 대부분 다년계약을 했다고 보면 된다”라면서 “선수로서는 1년보다는 다년계약이 확실히 이득이다. 좋은 선수를 확보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반대하는 쪽은 역시 위험성과 협상권 약화를 걱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다년계약을 한 외국인 선수가 실패할 경우 그 비용 부담은 모두 구단이 짊어진다. 경기에 뛰든, 그렇지 못하든 보장 금액은 모두 줘야하기 때문이다. 부상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여기에 다년계약을 허용하면 거의 대다수의 외국인 선수들이 2년 이상의 계약을 요구할 것이 뻔하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구단의 협상 주도권이 선수들에게 넘어가면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보유 한도를 풀자는 주장은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고려 대상이 아니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 도입도 구단에서는 현실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의 본질이 흐려지고 1군 외국인 로테이션 대비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역시 1군 외국인 못지않은 비용이 들어갈 것이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연령층이 높아지는 가운데 몸값이 싸고 잠재력이 높은 선수는 찾기 힘들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출전 규정을 두고는 ‘보유 선수 전원 출전 가능’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져 이 부분은 향후 변경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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