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을 내주면 승산이 없다. 삼성생명의 승부처 집중력이 유난히 떨어진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는 17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KDB생명 2015- 2016 여자프로농구 3라운드서 춘천 우리은행 한새에게 45-57로 패했다. 삼성생명(6승 8패)은 올 시즌 우리은행전 11연패를 당하며 KB스타즈와 함께 공동 4위가 됐다. 11승 2패의 우리은행은 선두를 달렸다.
두 팀의 경기력은 기대이하였다. 경기시작 후 8분 동안 10-10으로 맞설 정도로 득점이 저조했다. 특히 삼성생명의 경기력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2쿼터에도 삼성생명의 경기내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3분 넘게 무득점이 이어지자 이미선이 소방수로 투입됐다. 선수들의 기본적인 슈팅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베테랑 포인트가드도 어쩌지 못하는 부분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리바운드와 실책이었다. 삼성생명은 기본적인 박스아웃에 소홀해 공격리바운드를 너무 많이 허용했다. 멍하니 있다 바로 앞에서 리바운드를 뺏기는 선수도 많았다. 집중력이 너무나 떨어졌다. 삼성생명은 리바운드서 32-41로 크게 밀렸다. 특히 우리은행에게 공격리바운드를 12개나 내준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삼성생명이 잡은 리바운드 31개 중 절반이 넘는 19개를 스톡스 혼자 잡았다. 나머지 선수 중 고아라(6개)를 제외하면 리바운드 참여가 거의 없었다. 반면 우리은행은 가드 박혜진이 혼자 리바운드를 12개나 잡았다. 공격리바운드도 3개나 포함돼 있었다. 우리은행은 7스틸과 9블록슛을 곁들였다. 적극성에서 엄청난 차이가 났다.
우리은행은 설령 첫 슛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다시 한 번 리바운드를 잡아 공격기회를 가졌다. 우리은행이 잡아낸 공격리바운드는 대부분 득점으로 이어졌다. 리바운드를 믿고 슈터들도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나중에는 우리은행의 외곽슛이 그냥 잘 터졌다. 두 팀의 결정적 차이였다.
잦은 실책도 삼성생명의 고질적 문제다. 삼성생명은 결정적 순간마다 14개의 대량실책이 나왔다. 실책이 상대의 쉬운 속공으로 연결되면서 점수 차가 벌어지는 원인이 됐다. 선수들이 실책을 쏟아낼 때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실책은 지도자가 어떻게 해줄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상위권으로 도약하려면 일단 자기 앞마당부터 잘 지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승부처에서 나오는 고질적인 실책도 줄여야 한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용인=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