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되풀이' 전준범, 하지만 달랐기에 '전준범 데이'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5.12.18 06: 05

# 2014년 12월 17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 경기 종료 직전 전준범은 파울을 범했다. 모비스 뿐만 아니라 상대팀인 SK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전준범은 경기 종료 직전 애런 헤인즈의 골밑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했다. 모비스가 3점차로 앞서고 있는 가운데 범한 파울이었다. 헤인즈는 시간이 부족해 하는 수 없이 슛을 날렸는데 이 상황에서 전준범이 반칙을 한 것. 헤인즈에게 추가 자유투가 주어져 자칫하면 연장전으로 승부가 이어지게 되자 유 감독이 펄쩍 뛰었다. 헤인즈가 자유투를 실패한 덕분에 전준범은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헤인즈를 자유투를 놓쳤고 전준범은 벤치를 향하며 '하트'를 날렸다. 유재학 감독은 '뭐야'로 응수했다.

딱 일년이 지난 가운데 전준범은 환골탈태했다.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경기서 전준범은 '초딩농구'라는 별명을 얻었다. 유재학 감독이 초등학생도 범하지 않을 파울이라는 지적이었다. 그의 잘못된 플레이에 대해 유재학 감독은 지적하며 "전준범에게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비시즌동안 전준범의 기량향상을 도모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러자 전준범은 "도전을 받아들이겠다"며 유재학 감독의 말에 맞대응했다.
1년이 지난 상황에서 유재학 감독은 날짜까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준범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비시즌 동안 정말 열심히 노력한 것에 대해 말없는 응원을 보낸 것.
17일 삼성과 경기를 앞두고 유재학 감독은 "만약 당시 헤인즈가 넣어서 우리가 패했다면 전준범은 2군에서 뛰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당시 경기는 잘 넘어갔고 많이 노력했다. 비시즌 동안 선수단 훈련외에도 과외로 시킨 것들이 많았는데 전혀 꾀부리지 않고 노력했다. 정말 달라졌다. 출전 시간도 늘어나면서 경기력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1년만에 전준범은 비슷한 상황을 만들었다. 71-72로 앞선 상황에서 파울을 범했다. 그 결과 자유투를 내줬다. 하지만 이날은 패했다. 그러나 유재학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당시에는 크게 화를 냈지만 이날 경기를 마친 뒤에는 "전준범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훈련하면서 많이 연습을 했던 부분이지만 경기 막판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전준범의 약점이다. 좋은 경험을 했다. 17번인 전준점, 17일은 전준범데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준범은 33분 10초를 뛰며 7점, 2도움-2블록슛을 기록했다. 경기 막판에는 결정적인 블록슛도 성공했다. 그 결과 모비스가 치열한 상황서 역전을 할 수 있었다.
어쨌든 패배를 당했지만 1년전과는 달랐다. 유재학 감독의 말처럼 이날 모비스에게는 전준범데이였다. 비록 패배를 당했지만 분명 성과가 있는 패배였다. / 10bird@osen.co.kr
[사진] 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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