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김현수 MLB행, KBO 판도에 미칠 영향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2.18 06: 52

넥센·두산, 최고타자 공백 불가피
KBO리그 기존 판도 변화 가능성
박병호에 이어 김현수까지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다. KBO리그에서 워낙 족적이 대단한 두 선수라 향후 리그 판도에도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두산은 올해 14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숙원을 풀었지만 김현수의 공백을 쉽게 메울 수 있을지 걱정이다. 김현수는 지난 9년간 큰 부상 없이 꾸준하게 두산 중심타선을 지킨 늘 푸른 소나무였다. 올 시즌 후반기에는 4번타자를 맡아 장타력도 과시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나타나게 마련이다.
화수분 야구를 자랑하는 두산답게 외야 쪽에서는 박건우·정진호 등이 대체 자원으로 대기 중이다. 그러나 타격에서 김현수의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 외인 외야수를 구상하고 있지만 드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에서 거포가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어떤 대안으로든 두산은 김현수 공백이 크게 다가온다.
넥센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의 공백을 고졸 2년차 중고신인 김하성이 훌륭하게 메우며 전력 약화를 최소화했다. 그러나 박병호의 비중은 강정호보다 더 크다. 4년 연속 홈런·타점왕이 빠진다는 건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넥센을 상대하는 투수들은 이제 더 이상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넥센은 윤석민을 1루수로 기용하고, 유망주 임병욱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으로 박병호의 공백을 메울 생각이다. 유한준까지 kt로 FA 이적한 상황. 기존의 폭발적인 장타 위주에서 벗어나 빠르고 섬세한 작전 야구로 팀컬러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 시행착오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팀이고, 넥센도 최근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꾸준히 상위권을 지킨 팀들이다. 그러나 김현수와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전력 약화가 뚜렷해졌다. 한화·롯데·LG·kt 등 하위권 팀들이 FA 영입으로 전력을 끌어 올린 만큼 두 선수의 공백이 리그 전체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
한화가 암흑기에 고생한 것도 해외로 진출한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2010년 김태균·이범호의 동반 일본 진출로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2013년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신생팀 NC에도 밀려 9위에 그쳤다. 2014년 KIA도 메이저리그 도전한 에이스 윤석민의 공백을 실감했다.
물론 2014년 오승환 공백을 지우며 통합우승 4연패를 달성한 삼성, 2015년 강정호 공백을 최소화한 넥센처럼 진정한 강팀이라면 제 아무리 슈퍼스타가 빠져나가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넥센과 두산이 내년에도 진짜 강팀으로 남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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