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트리오’ SK 체질개선 가속화시킨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2.18 06: 54

주전 FA 3명 유출, 보상선수 3명 선택 완료
즉시전력+유망주, 효율성 극대화가 관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뼈아픈 실패를 맛본 SK가 보상선수 지명 절차를 모두 완료하며 드디어 시장에서 빠져 나왔다. 전력 손실은 분명하다. 보상선수를 포함한 나머지 전력을 어떻게 배치하고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느냐에 따라 내년 성적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SK는 17일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한화로부터 정우람의 보상선수로 우완 조영우를 지명했다”라고 밝혔다. 올해 만 20세의 조영우는 2014년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2라운드 5라운드(전체 47순위) 지명을 받은 투수로 김응룡·김성근 감독이라는 야구계 대부들의 관심을 모았던 자원이다. 즉시전력감보다는 미래를 내다본 선택이라고 할 만하다. SK는 다부진 체격(185㎝ 80㎏)을 바탕으로 한 성장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로써 SK는 이번 FA 시장에서의 보상선수 지명을 모두 끝냈다. LG로 이적한 정상호의 보상선수는 최승준, 롯데로 이적한 윤길현의 보상선수는 김승회, 그리고 조영우까지 3명을 모두 뽑았다. SK 측은 “주어진 여건에서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용희 SK 감독도 “즉시전력감과 유망주 사이에서 조화를 잘 이룬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달랬다.
세 선수가 내년 SK의 전력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김용희 감독은 “모든 전력 구성은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다. 아직 자신의 자리가 결정된 선수는 아무도 없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세 선수도 동일한 출발점에서 경쟁하게 된다. 다만 팀의 기대치는 분명하다. 최승준은 장타력, 김승회는 윤길현의 공백을 직접적으로 메울 대체자, 그리고 조영우는 향후 팀의 마운드를 이끌어나갈 자원으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최승준의 경우는 지명타자 혹은 1루 자리를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SK는 1루에 박정권, 3루에 최정이라는 좋은 선수들이 있지만 최근 2년간은 부상 및 부진으로 기복 심한 모습을 보였다. 최승준이 그 빈틈을 잘 막아준다면 타선의 폭발력이 이어질 수 있다. 구장 규모가 작은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특성을 잘 이용하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는 SK가 회심의 한 수를 뒀다는 평가다.
김승회는 경험이 많은 불펜 베테랑 자원이다. 주로 8회 이후에 나서 팀 승리를 지켰던 윤길현의 자리에 그대로 들어갈 수 있다. 올해는 다소 부진했으나 지난해에는 마무리로 나서 20세이브를 따냈던 경험도 있다. 현재로서는 박정배와 함께 셋업맨 몫을 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취득하는 만큼 동기부여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제구력 관련 문제는 없는 선수다. 다양한 구종 활용 측면에서 노쇠화로 인한 구속 저하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투수”라는 내부 결론을 내리고 김승회를 지명했다.
조영우는 앞선 두 선수에 비하면 유망주 쪽에 가깝다. SK의 마운드에서 당장 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다. SK는 최근 몇 년간 신인드래프트에서 집중적으로 투수들을 지명하며 미래에 대비해왔다. 이 선수들과 함께 SK 마운드의 미래로 자리하길 바라고 있다. 조영우는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로 뛰며 경험을 쌓았다. 당장보다는 미래를 내다본 SK의 눈이 틀리지 않았을지는 4~5년 뒤 판가름 날 문제라 호흡을 길게 할 필요도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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