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도무지 되는 것이 없어 보이는 LA 다저스의 오프시즌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야구부문의 책임을 맡고 있는 앤드류 프리드먼- 파르한 자이디 단장의 능력에 의구심이 간다.
18일(이하 한국시간)다저스와 관련해 또 하나의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왔다. 3년 4,500만 달러에 계약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진 FA 우완 투수 이와쿠마 히사시가 신체검사에서 문제가 생겨 계약자체가 무산될 것 같다는 보도다. 그 동안 다저스가 이와쿠마와 계약에 합의하고도 공식발표를 미뤄 의구심이 커지던 차였다. 보도대로 이와쿠마 입단이 무산되면 다저스는 우완 선발 투수 영입이 발등의 불이 되게 됐다. 클레이튼 커쇼, 브렛 앤더슨, 알렉스 우드 등 다저스가 내년시즌 초반부터 가용한 3명의 투수는 모두 좌완이다. 류현진이 복귀해도 좌완 한 명이 더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다저스는 앞서 신시내티 레즈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가 낭패를 겪은 적이 있다. 하필 프레이드 합의 소식이 전해진 날 채프먼이 가정폭력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의 정식 조사가 시작됐고 트레이드는 연기됐으며 이제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결국 다저스는 이번 오프시즌들어 현재까지 좌완 투수 브렛 앤더슨, 내야수 체이스 어틀리와 재계약하고 17일 신시내티 레즈,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유망주 3명을 얻는 것이 전력보강의 전부다. 그나마 삼각트레이드는 ‘화이트삭스 이익, 신시내티 손해, 다저스는 왜 했는지 알 수 없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7일 ESPN의 짐 보든 칼럼니스트는 최근 다저스가 저지른 7가지 실수를 적시한 바 있다. 1. 앙드레 이디어 연장계약, 2.디 고든을 마이애미 말린스로 보낸 것과 그나마 거기서 얻었던 앤드류 히니를 LA 에인절스로 보내고 하위 켄드릭을 데려온 것, 3.브랜든 매카시를 3,4선발로 여기고 다년 계약한 것, 4. 지난 7월 데이비드 프라이스, 조니 쿠에토 대신 애틀랜타 브레이브에서 맷 레이토스, 짐 존슨 등을 데려오면서 헥터 올리베라를 내준 것, 5. 돈 매팅리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해고한 것, 6. 잭 그레인키와 재계약에 실패한 것, 7. 삼각트레이드에서 토드 프레이저를 데려오지 못한 것 등이었다. 보든은 처음 6가지 실수를 적시했다가 자신의 칼럼이 게재된 후 삼각트레이드가 발표되자 이를 추가했다.
보든의 지적에 동의하던 그렇지 않던 눈길을 끄는 것은 다저스가 저지른 7가지 실수 중에 첫 번째 이디어 연장계약을 제외하면 모두 프리드먼 – 자이디 체제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이들이 다저스 프런트 수뇌부로 일 한지 겨우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저지른 실책임을 생각하면 많아도 너무 많다.
프리드먼은 지난 해 10월 다저스 야구부문 사장으로 취임한 뒤 세이버 메트릭스/데이터 분석 야구에 대한 신념을 숨기지 않았다.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머니 볼’ 주역의 한 명으로 평가 받는 자이디를 단장으로 영입했다.
프리드먼-자이디 듀오는 지난 오프시즌에 엄청난 선수이동을 단행했다. 삼각트레이드, 재트레이드 등의 신공을 보여주면서 선수단을 새로 짰다.
하지만 모든 선수이동을 마친 후 현지에서 받았던 평가는 ‘무언가 엄청난 변화는 있었지만 결국은 제자리’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다저스는 지난 시즌 2014년과 똑같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디비전시리즈에서 나가 떨어졌다.
선수이동 뿐 아니라 지난 시즌 중 매경기 선발 라인업은 물론이고 불펜 투수 등판순서까지 프런트의 데이터 분석에 의해 지시(혹은 간섭)한다는 말이 나돌았지만 결과는 이전에 비해 다를 것이 없었던 셈이다(당사자들은 이런 루머에 대해 부인했지만 여전히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나마 지난 오프시즌 동안 선수이동은 요란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낭패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데이튼 무어 단장이 미래를 보면서 몇 년 동안 공을 들여 모아 준 선수로 캔자스시티 로얄즈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데이터 분석에 의한 야구가 최근 메이저리그의 대세임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첨단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다저스 수뇌부(프리드먼 사장은 최고액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의 실패는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다. 혹시 다저스 프런트는 데이터 밖에 있는 그 무엇인가를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선수의 사생활이나 부상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에 의해 정보가 공유될 확률이 훨씬 높다.
또 하나 부기하자면 다저스는 프리드먼 – 자이디 등장 이후 팀의 스카우트 조직을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전통적인 야구관을 갖고 있는 사람은 물러나고 숫자분석에 능한 이들로 그 자리가 채워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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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A 다저스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부문 사장(우)와 파르한 자이디 단장(좌)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