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급 롯데 수비, 조명탑-흙이 바꿔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2.18 06: 57

롯데 팀 실책 114개...신생팀 kt만 이겼다
LED 조명탑+MLB 그라운드 흙에 23억원 투자
롯데 자이언츠의 2015시즌을 돌이켜보면 타선은 리그 중상위권, 마운드는 리그 하위권인 걸 확인할 수 있다. 팀 타율 2할8푼으로 4위, 팀 홈런 177개로 2위를 기록한 롯데 타선이지만, 팀 평균자책점은 5.07로 전체 8위였다.

투수들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롯데는 2015년 수비에서도 불안감을 노출했다. 롯데의 2015년 팀 실책은 114개로 리그에서 2번째였다. 가장 많은 kt 위즈가 신생팀임을 감안하면 더욱 부끄러운 기록이다. 수비가 흔들리면 투수들도 덩달아 흔들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올해 롯데 마운드의 고전이 조금은 설명이 된다.
롯데 수비는 단순히 실책이 많은 것만은 아니었다. 수비효율까지 좋지 않았다. 팀 DER(수비효율)은 인플레이 타구 가운데 얼마나 많이 아웃카운트를 잡았는지를 보여준다. 수비가 좋은 팀은 인플레이 타구를 더 많이 아웃으로 연결시킨다. 이는 팀 전체 수비능력 뿐만아니라 수비 시프트 등 벤치의 판단력까지 가늠할 수 있다. 롯데는 DER 64.4%로 이 역시 kt한테만 앞섰다.
올해 롯데 수비가 고전했던 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인프라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사직구장 조명탑은 KBO 리그가 열리는 모든 구장들 가운데 가장 어두운 편이었고, 그라운드는 자주 불규칙바운드를 일으켜 홈 팀 선수들까지 애를 먹게 했다. 게다가 사직구장 조명탑은 2014년 경기 도중 갑자기 꺼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롯데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집중력 강화를 위해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했다. 조명탑을 모두 최신식 LED 방식으로 교체하고, 그라운드 내야 흙도 전면 교체한다. 조명탑에 20억원, 흙에 3억원 총 23억원을 투자한다.
롯데 구단은 "선수들이 너무 어두워 야간에는 공이 잘 안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리고 그라운드는 흙이 무른 편이라 움직임이 많은 내야수들이 수비가 어렵다고 자주 이야기 했다"고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사직구장 그라운드는 롯데 선수 뿐만아니라 원정팀 선수에게도 까다로운 곳으로 평가 받았다. 롯데는 2011년까지 검은 빛을 띤 화산재 성분의 그라운드 흙을 이용하다가 석면 검출로 인해 2012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급하게 교체작업을 했다. 이후 롯데는 그라운드 정비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좋은 흙을 공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사직구장에 제대로 뿌리내리는 것도 필요하다. 구단 관계자는 "메이저리그에서 현재 사용중인 흙인데, 업자들이 직접 사직구장을 방문해 흙을 까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또한 관리법까지 전수하고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조명탑과 흙 교체로 사직구장이 '수비하기 좋은 구장'으로 변신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말은 곧 내년 롯데의 수비력 향상이 절실하다는 뜻과 통한다. 2016년 롯데 수비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인가.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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