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박경수-박기혁, 알짜 FA 모범생 돌풍 주역
2016 김상현-유한준, 공수 맹활약 기대감 쑥쑥
kt 위즈가 2년 연속 FA 모범생을 배출할 수 있을까.

kt는 지난해 1군 진입을 앞두고 FA 시장에서 3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kt는 구단 사정상 대어급 FA를 영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결국 투수 김사율(3+1년 총액 14억 5000만원)을 비롯해 내야수 박경수(4년 총액 18억 2000만원), 박기혁(3+1년 총액 11억 4000만원) 3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신생팀인 만큼 통 큰 투자를 기대했지만 준척급 선수 영입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kt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 FA 키스톤 콤비는 반전의 활약을 펼쳤다. 주전 2루수 박경수는 시즌 초만 해도 부진했다. 그러나 서서히 감을 찾기 시작했다. 6월 타율 2할8푼2리와 함께 5홈런을 쓸어 담으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결국 올 시즌 137경기서 타율 2할8푼4리 22홈런 73타점 75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각 부문에서 모두 커리어하이를 찍으며 잠재력을 터뜨렸다.
유격수 박기혁도 동반 활약했다. 박기혁은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22경기에 출전에 불과했다. 타율 1할5푼7리의 부진. 지난 2008시즌 타율 2할9푼1리로 활약하며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지만 이후 성적은 계속해서 하락했다. 하락세의 박기혁을 영입한 kt의 선택에도 다소 의문이 남았다. 그러나 박경수와 마찬가지로 6월 들어 맹타를 휘둘렀다. 점차 타격감을 끌어올리더니 126경기서 타율 2할8푼 1홈런 37타점 27득점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이 둘의 활약은 단순히 공격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시즌 내내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kt의 센터라인을 지켰다. 조범현 감독은 시즌 전 “박경수, 박기혁 모두 1군에서 풀타임을 제대로 뛰어본 적이 없다”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잔부상으로 몇 경기 빠진 것을 제외하면 성공적으로 한 시즌을 치렀다. 김사율이 첫 단추를 잘못 꿰며 부진했으나, FA 3인방 중 2명이 모범생 역할을 했다.
그리고 kt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지난해보다 통 큰 투자를 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내부 FA였던 김상현을 3+1년 17억원에 잔류시켰고, 외부 FA 시장에선 외야수 유한준을 4년 60억원에 잡았다. 지난해 준척급 선수들 3명을 영입했던 것과 달리 대어급 선수를 노리며 단숨에 전력 상승을 꾀했다.
김상현은 올 시즌 kt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2011년(KIA) 이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던 김상현인데, 팀을 옮겨 27홈런을 쓸어 담았다. 특히 수원 구장에서 타율 3할2푼8리 17홈런 50타점을 기록할 정도로 궁합이 잘 맞았다. 김상현은 재기를 도운 kt와의 의리를 택했다. kt 역시 팀 내 최다 홈런을 친 김상현을 놓칠 수 없었다. 김상현은 다시 한 번 중심 타선에 힘을 보태며 2년 연속 꾸준한 활약에 도전한다.
새로 팀을 옮긴 유한준은 kt각 가장 기대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유한준은 지난해 타율 3할1푼6리 20홈런 91타점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올해는 타율 3할6푼2리 23홈런 116타점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의 커리어하이를 경신했다. 생애 첫 외야수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면서 리그 정상급 외야수 반열에 올랐다. 이제는 새 팀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관건. 몸 관리가 철저한 선수인 만큼 2016시즌도 기대를 모은다. 과연 kt가 2년 연속 FA 계약으로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