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시장에서 수입차 시장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중고차 시장에서도 등록 및 판매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엔카닷컴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올 한해 SK엔카 홈페이지에 등록된 중고차 매물을 집계, 수입중고차 등록이 역대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베스트셀링 모델은 국산차는 현대차의 '그랜저 HG', 수입차는 BMW '뉴 5시리즈'가 차지했다. 차종은 국산은 SUV, 수입은 중형이 가장 많았으며 국산과 수입 모두 1000~2000만 원대의 매물이 가장 많이 등록됐다.
지난 13일까지 SK엔카 홈페이지에 등록된 수입중고차는 총 15만 1438대로 전체 매물 중 16.8%를 차지한다. 이는 지난 해 대비 2.5% 증가한 수치로 SK엔카 집계 이래 역대 가장 큰 비중이다.
SK엔카 측에 따르면 신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수입중고차를 찾는 소비자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수입 신차 가격대가 점점 낮아지고 모델도 다양해지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도 거래가 점점 활발해지는 이유 중 하나다.
올해 중고차 베스트셀링 모델 1위는 현대차 '그랜저 HG'와 BMW '뉴 5시리즈'로, 부동의 1위를 지켰다. 두 모델 모두 중고차 시장에서 경쟁 모델 대비 주행 성능이 뛰어나고 신차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히며 연식이 지나도 수요가 꾸준한 스테디셀링 모델로 자리잡았다.
국산에서는 경차의 활약이 돋보인다. 중위권을 유지하던 기아차 '올 뉴 모닝'이 3위로 올라섰다. 올해 10위권에 진입한 쉐보레 '스파크'는 지난 7월 신형 출시에 이어 연말에 이례적인 경차 할인 혜택이 더해져 구형 모델이 중고차 시장에 많이 유입됐다.
수입차에서는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은 모델들이 순위를 지킨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 '뉴 E-클래스' 순위가 지난 해 대비 1계단 상승하며 등록대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등록대수가 6991대로 지난 해보다 1344대 늘었다. 메르세데스-벤츠 '뉴 E-클래스'는 신차 시장에서 베스트셀링 1위 모델로 꼽히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고, 중고차 시장에서는 내년 풀 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두고 매물이 많아져 거래가 더욱 활발해진 것으로 보인다.
차종별로 분석한 결과, 국산차는 SUV(21.7%), 수입차는 중형(33%)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국산 SUV는 베스트셀링 모델 10위 안에 오르지 못했지만 국산중고차 시장에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국산 SUV가 타 차종에 비해 '투싼' '쏘렌토' '스포티지' '싼타페' 등 주력 모델이 다양하고 고르게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중고차 시장에서는 SUV 비중이 지난해 대비 소폭 상승했다. BMW, 벤츠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에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SUV를 대거 선보일 것으로 예상돼 중고차 시장에서도 수입 SUV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수입 베스트셀링 모델 10위에 폭스바겐 '뉴 티구안'이 올라 수입 SUV 중 처음으로 순위권에 안착했다.
가격대 별로 살펴보면 국산은 1000~2000만 원(32.9%), 500~1000만 원(31.2%), 수입은 1000~2000만 원(26.4%), 2000~3000만 원(23.5%)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수입중고차는 3000~4000만 원, 4000~5000만 원 가격대의 매물도 비중이 큰 편인데, 이는 중고차 구매 시 금융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보편화된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보인다. 리스로 수입중고차를 구매해 주기적으로 차량을 교체하거나 고가의 희소성 있는 수입중고차를 할부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
박홍규 SK엔카 사업총괄본부장은 “올해 수입중고차의 비중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수입차의 인기가 중고차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입 신차 판매량이 올해처음으로 20만대를 돌파했기 때문에 중고차 시장에서의 수입차 비중은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fj@osen.co.kr
[사진] 현대차 '그랜저HG(위)'와 BMW '뉴 5시리즈'./ 각 사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