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오세근(28, KGC)이 골밑의 왕임을 확인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18일 안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4라운드에서 고양 오리온을 90-78로 제압했다. 3연패서 탈출한 3위 KGC(19승 12패)는 2위 오리온(20승 11패)과의 승차를 한 경기로 좁혔다. 오리온은 최근 8경기서 7패째를 당했다.
‘라이언킹’ 오세근과 ‘두목 호랑이’ 이승현의 시즌 첫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오세근은 불법스포츠도박에 의한 징계가 풀린 뒤 지난 11월 14일 삼성전에서 복귀했다. 하지만 오리온과의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부동의 국가대표 포워드로 ‘힘’하면 일가견이 있는 두 선수의 충돌은 큰 관심거리였다.

센터가 없는 팀 사정상 이승현은 찰스 로드를 수비했다. 오세근은 상대적으로 외곽슛 일변도의 제스퍼 존슨은 막기가 수월했다. 오리온의 공격에서는 매치업이 반대였다. 오세근이 이승현을 막고, 로드가 존슨을 수비했다.
이승현은 1쿼터 초반 베이스라인을 타고 드리블을 해서 오세근의 수비를 제치고 리버스 레이업슛을 넣었다. 오세근도 힘에서는 밀리지 않았다. 이승현이 골밑에서 포스트업을 시도했으나 오세근이 버텨냈다. 결국 오리온은 24초 공격제한시간을 넘겼다. 이승현은 3점슛 라인 바깥에서 공을 잡아 점프슛을 던지기도 했다. 결국 힘이 비슷하다면 외곽슛과 스피드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추일승 감독은 장재석과 조 잭슨을 투입했다. 장재석-이승현 국산 트윈타워가 가동됐다. 그럼에도 오리온의 제공권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세근이 3개의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내며 1쿼터 8득점을 올렸다. 오세근은 2쿼터 상대가 장재석으로 바뀌었지만 개의치 않고 밀고 들어가 파울을 얻었다.
동료들의 도움도 오세근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이정현은 3점슛을 터트려주며 수비수를 외곽으로 모았다. 오세근이 골밑의 빈틈을 파고들자 이정현의 날카로운 패스가 날아왔다. 오세근은 손쉽게 전반전 이미 자신의 시즌최다 20점을 올렸다. 대부분이 받아먹는 득점이었다.
반면 이승현은 장재석이 전반에만 4파울로 물러나며 의지할 선수가 없었다. ‘뚱뚱이’ 제스퍼 존슨은 백코트가 되지 않아 자기 마크맨도 놓치기 일쑤였다. 이승현의 부담이 너무 컸다. 이승현은 3쿼터 로드의 덩크슛을 막다 추가 파울을 범한 뒤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승현의 투지만큼은 뒤지지 않았다. 3쿼터 오세근이 공격리바운드를 잡아 골밑슛을 시도하자 이승현이 호쾌한 블록슛을 해냈다.

오세근은 4파울에 걸린 장재석을 앞에 두고 마음놓고 공격했다. 이날 오세근은 26점, 12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시즌 최다득점을 올리며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여동생 사망으로 미국 출국을 앞둔 찰스 로드도 21점, 9리바운드로 슬픔을 달랬다. 이승현은 혼자 6점, 2어시스트, 1스틸, 3블록슛을 기록하며 분투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