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3대 불안 요소 딛고 ML 평정 나선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12.19 06: 00

ML, 이대호의 나이, 수비, 주력에 우려
단점 보완보다 장점 극대화로 美 도전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인 이대호(33)는 나이가 적지 않은데다 수비 및 주루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연 이대호가 자신을 둘러싼 우려를 기우로 바꿔 놓을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광고 문구처럼 이대호는 "나이는 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일단 도전해봐야 알 수 있다. 나이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대호의 친형인 이차호 (주)O2S&M 대표 또한 "나이에 대한 우려를 상쇄할 수 있는 장점이 많다. 선수 본인 역시 나이에 대해 신경쓰지 않고 자신감이 가득하다"고 전했다.
수비 능력 역시 마찬가지. 이대호는 "수비에 대한 걱정은 전혀 하지 않는다. 2년간 지명타자로 뛰었지만 메이저리그 전 경기 1루 수비를 소화할 수 있고 롯데 시절 2년간 3루수도 뛰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윈터 미팅에 참가했던 이대호는 구단 관계자들로부터 타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호평을 받았다는 후문.
메이저리그 사령탑 출신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 역시 이대호의 수비 능력에 대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사람들이 내게 왜 이대호를 3루수로 놓냐고 수 차례 물어봤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대호는 그 어떤 3루수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것이 나의 대답이다. 충분히 능력이 있다".
빠른 야구가 대세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와 발빠른 타자가 유리한 건 분명한 사실. 그렇지만 '느림의 미학'이라는 표현처럼 빠른 게 전부는 아니다.
이차호 대표는 "1루수에게 빠른 발을 바라는 이유에 대해 잘 모르겠다.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에게 골키퍼 능력을 바라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대호는 "고교 시절 100m를 12초에 주파했었다. 지금 겉보기에 많이 느려보이는데 (스톱워치로 재면) 14초 정도 나온다. 발빠른 것도 좋지만 야구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개의치 않았다.
5년 전 프로야구 미디어 데이 때 일이다.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한 어린이팬이 이대호(당시 롯데)에게 "전 발이 느려서 출루하기 힘들어요. 이대호 아저씨는 달리기를 잘하나요? 그런데 왜 도루를 안 하나요?"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이에 이대호는 "발이 느리면 홈런을 치세요. 홈런을 많이 치면 출루도 저절로 할 수 있어요"라고 재치있게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느려도 괜찮다. 어떤 구종, 어떤 코스든 정확히 맞춰 담장 밖으로 넘기면 된다. 이대호처럼.
단점을 보완하는 것도 좋지만 장점을 극대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대호는 "내가 수비 능력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껏 빠른 발을 앞세워 돈을 번 것도 아니다. 방망이 하나로 이 자리까지 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숱한 위기 속에서도 보란듯이 이겨내며 한국에 이어 일본 무대까지 평정한 이대호. 그에게 불가능이란 건 없다. 야구의 본고장에서도 대한민국의 4번 타자 위용을 유감없이 발휘할 태세다. /what@osen.co.kr
[사진] 부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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