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전법도 무용지물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컨디션을 끌어올려온 OK저축은행의 외국인 선수 로버트랜디 시몬(28, 206㎝)이 ‘트리플크라운 제조기’라는 명성을 재과시하며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시몬은 역대 28번째로 정규시즌 1500득점까지 기록했다.
시몬은 19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28득점을 기록했다. 시몬은 후위공격 10득점, 블로킹과 서브에서 각각 3득점을 기록하며 개인 통산 9번째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 15일 열린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트리플크라운(21점, 서브 4점, 후위 9점, 블로킹 3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끈 시몬은 이날 경기도 핵심 선수였다. OK저축은행은 주전 센터인 김규민이 부상 여파로 아직까지 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실제 이날도 선발 명단에서는 빠졌다. 이에 시몬을 비롯한 날개 공격수들의 공격적 부담이 커질 판이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시몬에 대한 전술을 들고 나왔다. 207㎝의 장신을 자랑하는 외국인 선수 오레올을 로테이션상 시몬과 붙였다. 최태웅 감독은 경기 전 “서로 부담이 되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시몬을 막아야 한다”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높이가 있는 오레올은 1세트 초반 시몬에게도 부담이 되는 모습이었다. 1세트 한때 공격성공률이 40% 초반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시몬은 굴하지 않았다. 1세트 중반 이후부터 스스로 리듬을 살렸고 20점을 넘어서는 사실상 홀로 득점을 책임지며 박빙 승부에서 OK저축은행의 승리를 이끌었다. 1세트에서 11점을 올린 시몬은 2세트에서도 9점에 공격성공률 70%를 기록하며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후위, 속공 등 전방위에서 득점을 올렸고 범실은 2개뿐이었다.
3세트에서도 시몬은 차분하게 공격을 쌓아 나갔다. 시몬에 대한 견제가 심했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 득점을 성공시키며 팀을 위기에서 구한 것은 시몬이었다.
한편 시몬은 15-15에서 임동규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으며 V-리그 정규시즌 1500득점째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정규시즌 통산 1482점을 기록 중이었던 시몬은 V-리그 남자부 역대 28번째로 1500득점 고지를 밟았다.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선수로 입단 당시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시몬은 2014-2015 정규시즌 55.38%의 공격 성공률과 함께 총 1043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올 시즌 이날 경기 전까지 439득점을 올리며 1500득점 돌파가 유력시됐다. /skullboy@osen.co.kr